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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윤리 소식 제296호  [2024.11]

[4면] [윤리의 窓] AI시대, 온라인 뉴스 유료화의 길

AI시대, 온라인 뉴스 유료화의 길

  •   한국 언론은 왜 온라인 뉴스의 유료화에 실패하는가. 뉴스포털이 뉴스 콘텐츠를 무료로 제공하는 게 원인인가. 1차적으로는 그렇다.

      포털이 무료로 신문 기사나 방송보도를 무한대로 공급하는 한 기존 언론사들은 ‘뉴스 공급자’로서의 한계를 벗어나기 힘들다. 기존 언론들은 단지 뉴스 정보를 제작해 포털에 전달하는 데 그칠 수 있다. 뉴스를 자체적으로 판매하기 쉽지 않다.

      하지만 일본을 보자. 일본은 야후에 뉴스를 제공하지만 자체 단독 기사나 기획기사까지 제공하지는 않는 경우가 많다. 상당수 기사를 자체 뉴스 플랫폼을 통해서만 공급한다. 유료화가 가능한 구조다.  A라는 언론사는 B언론사의 특종 보도에 대해 추종 보도를 할 경우 자체적으로 취재가 되지 않는다면 B사 실명을 인용해 보도한다. 저작권을 존중하는 제도와 문화 덕분에 가능한 일이다.

      우리는 어떤가. 저작권이 중시되지 않는다. 같은 기사임에도 불구하고 다수 언론사가 온라인 기사 제목에 ‘단독’ 표기를 하는 경우가 많다. 단 몇 초 만에 다른 단독 기사 베끼기가 가능한 문화다. 그리고 이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언론사는 드물다. 자신들도 그런 문화에 물들어 있어서다.

      아무도 탓할 수 없는 구조다. 이래서는 저작권이 보장되기 어렵다. 나아가 유료화도 먼 얘기다. 언론계에 저작권을 인정하는 문화가 확산한다면 우리도 각 언론사의 경쟁력을 기반으로 경쟁할 수 있다. 그런 경쟁력을 바탕으로 자체 콘텐츠에 가격을 매긴다면 독자들은 돈을 지불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 규칙에서 벗어난 언론사에 대해서는 가혹할 만큼 제재가 뒤따라야 한다. 그래야 남의 단독기사나 기획기사의 가치를 존중하는 문화가 정착된다. 그러면 우리 언론도 유료화의 길을 가는 실마리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신문윤리위원회도 신문윤리 실천강령 제8조를 통해 저작권 보호에 앞장서고 있지만 더 강화해야 할 것이다. 앞으로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미디어 서비스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과거 인터넷 확산 시기에 정통 언론들이 인터넷 포털에 종속된 것도 ‘저작권’을 포기했기 때문이다.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무엇보다 저작권 보호가 중요하다. 오픈AI가 학습한 데이터 출처를 보면 상위 10개 출처 중 6개가 뉴욕타임스를 비롯한 주요 신문과 포브스 등 잡지다. 그만큼 신문이나 잡지의 기사 가치는 어마어마하다. 그걸 헐값에 또 넘길 수는 없는 일이다.

      포털도 인링크가 아닌 아웃링크의 길로 전환해야 한다. 포털들은 독자들이 기사를 조회하면 사용자들을 포털 안에 머무르게 하는 게 목표다. 하지만 대승적인 정책을 펼쳐야 할 때다. 최근 ‘클릭전쟁’ 여파로 포털의 선정성이 심해지는 상황을 보면 뉴스 포털의 오염 수치는 갈수록 높아질 것이다. 그런 오염을 방치하기보다는 언론사 책임에 맡겨야 할 것이다.

      한국신문윤리위원회가 가장 눈여겨보는 문제 중 하나가 바로 청소년 유해성 여부인데, 이 부분도 좀 더 강화할 부분이다. 사실 최근 포털의 조회 빈도수가 줄어드는 것은 영상 콘텐츠에 대한 인기 때문이라고 하지만 선정적 보도 비중이 커지는 ‘오염’과 무관하지 않다고 본다. 포털을 보는 독자들 중 상당수는 선정적 콘텐츠를 소비하려고 하지 않는다. 결국 포털에서 이탈하려고 할 것이다.

      포털의 신뢰 위기도 이 지점에서 비롯된다. 여기서 그치면 다행이다. 포털에 담긴 온라인 콘텐츠의 신뢰도도 떨어질 판이다. 그러면 독자나 사용자들은 기사 콘텐츠를 더 멀리할 수 있다. 온라인 콘텐츠를 제공하는 신문사들만 변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온라인 콘텐츠만 공급하는 인터넷 언론사들의 변화도 중요하다. 사실 인터넷 언론의 무한 번식 탓에 언론 윤리는 물론 언론 신뢰가 저하되고 있다. 언론의 자유와 전문성이 강화되는 긍정적 효과보다는 인터넷 언론 생태계의 부작용이 더 커지는 상황이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인터넷 언론도 저작권 보호와 건전한 온라인 언론생태계 조성에 적극 동참해야 할 것이다.

      신문이나 인터넷 언론에 대한 윤리 잣대만큼 방송이나 영상 콘텐츠 제작 매체도 자율 규제가 필요하다. 신문업계만큼 자율규제를 도입해 스스로 건전한 언론생태계 구축에 노력해야 할 것이다. 특히 유튜브를 비롯한 다양한 소셜미디어의 변화도 필요하다. 그간 1인 미디어라는 특성 때문에 언론사로 분류되지 않아 규제에서 벗어나 있지만 이제는 커진 영향력만큼 스스로 정화에 나서야 할 것이다. 남의 일을 걱정할 상황은 안되지만, 광의의 미디어 생태계가 건전하게 커가야 할 것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