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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윤리 소식 제306호  [2025.10]

[4면] [윤리의 窓] 책임, 진실…신문윤리위의 한결같은 소명

책임, 진실…신문윤리위의 한결같은 소명

  •   “언론 가치를 제고하는, 자유롭고 책임 있는 언론윤리”

      한국신문윤리위원회가 지난 9월 18일 ‘1000회 기념 혁신 비전 선포식’에서 발표한 미래 구상이다. 시민이 필요로 하거나 사회 구성원으로서 알아야 할 공적 정보 및 지식을 생산하고 전달하는 언론의 가치를 강조했다. 언론의 가치가 위협받고 훼손되는 현실에서 기본 원칙이 흔들려서는 안 된다는 선언이다. 언론윤리 혁신의 구체적 실천 방안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현장은 뜨거웠다. 정부, 유관기관, 언론계 인사들이 대거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신문윤리위원회와 인연이 깊은 저널리스트도 함께했다. 64년 역사 1000회 중에서 ‘n분의 1’ 역할을 한 인사들이다. 896~939회차 심의에 윤리위원으로 활동했던 기억이 저절로 떠올랐다. 당시 사무국장이 초보 윤리위원에게 강조한 ‘미션’은 단순명료했다. ‘결석하지 말고 성실히 활동해 달라’는 당부였다. 꾸준히 참석했던 이유는 단순한 의무감 때문만은 아니었다. 매달 심의하면서 언론 검증의 중요성과 책임을 체감했다. 심의 결정과정은 투명하고 합리적이었다. 심의 테이블은 상호 존중과 자유로운 의견 개진이 보장됐다. 가치 판단의 준거가 다를 때도 열린 자세로 합의에 도달하는 미덕이 돋보였다. 공식 회의 후에도 교류를 통해 심의 이슈에 대한 논의를 이어갔다. 짧은 시간 회상해 봐도 윤리위원 활동 경험은 의미 있는 성장의 계기였다.

      신문윤리위원회는 ‘1000’이라는 완성된 숫자 앞에 ‘검증 저널리즘’을 다시 이야기했다. ‘윤리적 책임’, 그 무게를 더욱 책임 있게 짊어지려는 것으로 읽힌다. ‘책임, 소통, 혁신’이라는 3대 원칙의 맨 앞줄에 ‘책임’을 올려놓은 이유일 테다. 언론윤리는 언론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한 기본 수단임을 확인시켜준다. 두 번째는 소통으로, 언론윤리 평가의 궁극적 주체인 시민과의 활발한 상호작용이 필수임을 역설했다. 세 번째는 혁신이다.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의 특수성을 고려할 때, 언론윤리 역시 이러한 변화에 조응하는 실효적 실천 방안을 강구할 책무가 있다.

      이어진 ‘제1회 저널리즘 윤리 포럼’에서 신문윤리위원회는 ‘언론 윤리와 공인(公人) 보도’라는 화두를 던졌다. 공인의 개념과 공인보도에서의 인격권 침해 기준 등의 쟁점이 제시됐다. 이제 공인의 범주는 공직자에 국한되지 않는다. 공인 보도로 인한 명예훼손과 사생활 침해, 초상권 침해 사건이 증가하고 있다. 실제로 2023년 언론 관련 판결 119건 중 53건이 공인 또는 공적 인물이 제기한 소송이다. 국민의 알 권리와 개인 인격권의 균형을 위해 ‘공인 보도 가이드라인’이 필요한 시기가 됐다. 신문윤리강령부터 자살보도, 재난보도, 선거여론조사보도 등 다양한 준칙이 속속 제정되고 있다. 이는 기자들에게 강요되는 규제가 아니다. 윤리적 딜레마에 빠질 수 있는 보도활동의 올바른 판단기준이 되어준다.

      신문윤리위원회가 가야 할 길은 명확하다. 위원회의 비전, 3대 원칙과 9대 전략에 모두 담겨있다. 보도 강령은 기자들에게 성찰을 제안한다. ‘어떻게 보도할 것인가’를 끊임없이 질문한다. 책임 있는 보도 윤리의 본질과 실천적 적용 사례를 널리 알리는 노력이 수반돼야 한다. 시대적 변화를 적극 반영해 언론 현장에서 정확한 판단 기준이 되어야 한다. 신문윤리위원회의 온·오프라인 신문윤리 교육 확대는 긍정 효과를 기대하게 만든다. 언론의 공신력 강화와 윤리적 역량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기능이다. 현장의 기자와 소통 채널을 넓히는 일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고품질 저널리즘을 위한 ‘언론윤리 인증제’ 도입도 향후 과제다. 언론윤리 자율심의의 실효성과 객관성을 높이는 해법이 될 수 있다.

      ‘극(極)’이라는 접두어가 만연할 정도로 사회는 극단화, 분절화되고 있다. 정치, 사회, 경제 등 전 영역에서 갈등이 첨예하다. 중간 지대나 합리적 타협점을 모색하기도 쉽지 않다. 공동체의 응집력을 저해하고 사회 발전의 동력마저 위협한다. 동시에 언론에 대한 불신과 의구심도 증폭되고 있다. 시대와 사회를 비추는 거울임을 자임해온 언론이다. 하지만 책임과 의무를 온전히 이행했다고 단언하기 어려운 입장이다.

      언론의 위기 속에 신문윤리위원회가 지켜온 본질적 가치와 원칙은 더 굳건해야 한다. 9년 전 윤리위원 사이에서 자율 규제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곤 했다. “매달 주의·경고 조치와 발행인에게 서한까지 보내는데 왜 안 바뀔까요.” 대화의 결론은 “계속 지적하는 수밖에요”였다. 현재는 상황이 개선되고 있다니 다행이다. 언론사들이 경각심을 갖고 심의결정을 반영해 기사와 광고를 바로잡는 이행률도 높아졌다고 한다. 이번 ‘1000회 혁신 비전 선포’를 계기로 ‘검증 저널리즘’의 역할이 공고히 될 것으로 기대한다. ‘책임 있는 저널리즘, 진실의 기록.’ 신문윤리위원회의 한결같은 소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