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미나] 합리적인 독자불만처리제도 운영방안
2004.05.06. - 2004.05.07. / 발제자 : 김경호 / 주제 : 프레스 옴부즈맨 제도 운영에 관한 외국사례 고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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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호(제주대학교 언론홍보학과 교수)
1. 들어가는 말
제이슨 블레어 기자의 기사 표절?조작사건으로 152년 정론의 권위에 치명적인 상처를 입게 된 ‘뉴욕타임즈’가 결국 옴부즈맨 제도를 선택했다. 자체보도에 대한 강한 자부심 탓에 옴부즈맨 제도의 도입을 지금까지 거부해왔던 ‘뉴욕타임즈’이지만, 신뢰도 추락의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방편으로 ‘공중편집인’(public editor)으로 명칭 된 옴부즈맨을 도입하여 자사 보도에 대한 감시와 비판을 담당케 한 것이다. 경쟁적 언론환경으로 말미암은 선정적이고 비윤리적인 언론행위가 빚어낸 이 블레어 사건은 ‘뉴욕타임즈’만의 치욕이 아니라, 언론계 전체가 그 동안의 취재보도 행위에 대하여 자성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또한 언론 스스로의 변화와 감시를 위한 체계적인 기구의 도입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하는 사건이 되고 있다.
지난 3월 신문윤리위원회에 독자들의 불만을 처리하기 위한 옴부즈맨 제도가 설치되었다. 본 연구는 옴부즈맨 제도의 개념과 발전, 외국의 운용실태를 살펴보고, 옴부즈맨 제도가 한국적 상황에서 어떻게 운용되는 것이 바람직한지 나름의 방안을 모색하고자 한다.
2. 옴부즈맨에 대한 이해
19세기 초 스웨덴에서 처음으로 시작된 옴부즈맨 제도는 입법기관에 의해 임명된 옴부즈맨이 정부관리의 행위에 대한 시민들의 불만을 접수하여 그 불만의 적법성 여부를 조사하고 필요한 경우에는 해당 기관의 시정을 요구하는 국민의 권리보호를 위한 제도적 장치였다. 이렇듯 정부를 견제, 감시하고 시민들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목적으로 활용되었던 옴부즈맨 제도는 언론계에 변용되어, 언론활동을 감시하고 언론보도에 대한 독자의 불만을 접수?처리하여 언론활동에 반영함으로써 독자의 권익을 대변하는 기구로 발전해 왔다. 즉 신문보도에 대한 공공의 불만을 처리하고, 지면에 대한 비평과 감시를 하는 공적인 독립기구로 발전해온 것이다.
1) 이들 옴부즈맨은 신문기사에 의한 명예나 프라이버시 등과 같은 개인의 권리침해에 대한 불만을 접수하거나, 옴부즈맨 자신이 조사한 신문기사가 바람직한 관행으로부터 일탈할 경우 관련 신문편집자와 중재하여 정정보도를 요청하거나 상급기관에 절충을 신청하는 등의 업무를 담당하는 공적인 중재자의 역할을 하고 있다.
옴부즈맨 제도는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구분될 수 있다. 첫째는 스웨덴의 경우처럼 제도적 차원에서 일반국민들의 불만을 처리하는 유형이고, 둘째는 개별 언론사가 자체적으로 옴부즈맨을 선정하여 독자들의 불만과 고충을 처리하는 유형으로 미국과 일본의 신문사들이 이를 채택하고 있다.
*1) 강상현 (1993). 언론 옴부즈맨제도 도입. 『신문과 방송』, 1993년 12월호, 9쪽.
3. 각국의 옴부즈맨 제도와 국제 옴부즈맨협회
1) 스웨덴 옴부즈맨 제도
신문옴부즈맨 제도가 선을 보일 무렵, 스웨덴에서는 무책임하고 선정적인 언론보도가 성행하고 있었으며, 이러한 보도는 언론전반에 대한 공공의 신뢰를 추락시켰고, 이로 인해 언론개혁이라는 강한 요구에 직면하게 되었다. 결국 언론의 비윤리적 활동에 대한 언론계 스스로의 자성과 자각이 뒤따랐고, 1969년 신문평의회에 시민대표를 추가하며 프레스 옴부즈맨을 설치하게된 것이다. 말하자면, 추락한 언론의 신뢰를 회복하고, 신문출판윤리에 관한 자율규제의 일환으로 옴부즈맨 제도를 실시하게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신문옴부즈맨은 신문관계단체의 공동출자에 의해 설립된 ‘신문옴부즈맨 재단’에 의해 고용되고, 자신의 발의 또는 개별 시민으로부터 불만신청을 받고 ‘언론의 바람직한 관행’을 위해 비판과 감시, 중재를 담당한다. 옴부즈맨 선임은 ‘지시’ 8조 1항, 2항, 3항이 정하고 있는 규칙을 따른다. 옴부즈맨은 신문윤리에 관한 전문적인 지식과 언론분야의 충분한 경험을 갖고 있는 사람이어야 하며, 선임은 의회옴부즈맨 중 1인, 스웨덴 법조협회장, 그리고 신문협력위원회 위원장 등 특별히 구성되는 3인 위원회의 합의에 의해 결정된다. 일반적으로 현직 판사가 판사직을 휴직하고 선임되는 것이 관례이다. 임기는 3년이며, 옴부즈맨 재단으로부터 임기종료 의사표시가 없거나 옴부즈맨 자신이 사직한다는 의사를 표현하지 않는 한 자동으로 갱신되어 연임하게 된다. 또한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해 신문관련단체, 신문발행인협회, 기자노동조합, 전국신문기자클럽 등이 옴부즈맨의 운용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하고 있다.
옴부즈맨의 활동은 신문관계단체가 행하는 ‘지시’ (Standing Instruction for Press Ombudsman for the General Public)를 준거로 삼고 있다.
2)
주요한 지시의 조항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옴부즈맨의 책무는 해당 출판인과 가능한 한 직접적인 절충을 통해 신속하게 기사의 정정을 요구하거나 또는 피해 당사자에게 지면을 통한 반론의 공간이 제공되도록 한다(지시 2조 1항).
둘째, 프레스 평의회 재결사항인 의견표명(평의회 정관 제4조)은 언론이 바람직한 관행에서 분명히 벗어나거나 그 정도로 중대하지는 않지만 경미하게 위반한 경우 옴부즈맨의 결정을 그대로 따라야 한다. 그리고 결정된 의견표명은 전문에서 한 글자의 삭제도 없이 해당 신문의 지면 중 눈에 잘 띄는 곳에 옴부즈맨의 의견을 표명한 날로부터 10일이 경과된 후 첫 번째 발행되는 신문에 공표되어야 한다(지시 제2조 2항).
3)
셋째, 옴부즈맨의 의견에 승복할 수 없는 경우 신문발행인은 옴부즈맨의 의견이 표명된 후 10일 이내에, 일반시민은 1개월 이내에 프레스 평의회에 불복신청을 내어 재심을 요구할 수 있다(지시 2조 3항).
이러한 재심 요청을 받은 경우 중
1. 불복신청에 충분한 근거가 있을 때,
2. 사안이 논리상, 언론의 명성이나 신뢰상 또는 문제된 보도나 기사가 특정인에
미치는 피해가 클 때,
3. 불복신청이 비교적 최근의 보도나 기사에 대한 사항일 경우는 평의회에 신청해야 한다.
넷째, 위와 같은 조건이 성립되지 않을 경우에는 평의회에 신청이 불가능하다. 다만 문제된 사안에 관해 신문사측이 만족할 만한 정정조치를 공표했는지의 여부를 참작해야 한다. 한편 옴부즈맨은 접수된 불만을 역산하여 3개월 이내에 발행된 보도?기사를 심사대상으로 할 수 있다(지시 제3조).
다섯째, 옴부즈맨 자신이 발의하거나, 또는 보도?기사에 의해 피해를 당한 당사자가 아닌 제3자가 발의하여 심사한 뒤 심의결과를 의견표명으로 공표하거나 또는 평의회에 제소신청을 제출할 경우, 옴부즈맨은 피해 당사자로부터 사전에 동의를 구해야 한다 (지시 제4조).
여섯째, 옴부즈맨에게 불만 사항을 접수시켰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조치가 뒤따르지 않는 경우, 신청자가 피해당사자일 경우 평의회에 다시 제소할 수 있다(지시 제5조).
일곱째, 윤리위반으로 제소당한 출판인은 옴부즈맨의 요구가 있을 경우, 문제된 보도나 기사가 실렸던 신문을 필요한 만큼 옴부즈맨에게 제출해야 한다(지시 제6조).
옴부즈맨의 주요 책무는 제소된 불만보도실태를 조사하여 그 불만이 합당한 것이 아니라면 소를 각하고, 제소된 사건이 이유 있다고 판단되었을 때는 피해당사자와 언론기관 사이에서 적극적인 중재역할을 통하여 정정, 반론의 게재, 화해 등의 조치를 취한다. 또 중재가 불성립되거나 중재가 해결책이 되지 못하다고 판단될 경우에는 문제된 사건을 프레스 평의회에 제소한다. 이때 옴부즈맨은 심리를 하는 과정에서 시민의 편에 서서 검찰관의 역할을 수행한다. 더불어 옴부즈맨은 피해당사자로부터 제소가 없다 하더라도 보도윤리에 위배된다고 판단될 경우에는 프레스 평의원회에 제소한다. 시민들이 직접 프레스 평의원회에 제소할 수도 있다.
4) 위에서 언급한 불만처리의 주된 업무 이외에도, 옴부즈맨은 각종 세미나와 강연에 참석하여 신문윤리와 바람직한 언론보도의 실천을 위한 상담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현재 옴부즈맨은 해마다 400건이 넘는 불만을 접수·처리하고 있으며, 그 중 30% 정도가 평위원회에 제소되고 있고, 평위원회에 제소된 불만 중 10-15%정도가 최종적으로 의견표명의 대상이 되고 있다. 평위원회가 의견을 표명하면 해당 신문사는 지체없이 전문을 게재해야 하며, 약 2000파운드의 벌금을 물어야 한다. 발행 부수가 1만을 넘지 않는 신문사인 경우는 이보다 적은 벌금을 내게 된다. 한편, 불만을 제소한 시민은 어떠한 배상금도 받을 수 없지만, 대신 옴부즈맨의 활동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지금까지의 불만 처리 내용을 살펴보면 옴부즈맨과 신문평위원회는 일반 시민의 사생활과 연관된 내용에 대해서는 공인에 비해 엄격하게 판단하고 있다.
*2) 한국언론연구원(1989). 외국의 언론감시기구, 149-168쪽.
*3) 옴부즈맨의 불만처리 과정과 관련하여 아래 계요도 참조
*4) 한국언론연구원(1989). 외국언론의 감시기구, 161-162쪽; 한병구(1996). 언론과 윤리법제, 109쪽. 서울: 서울대학교출판부..
2) 미국의 개별 신문사 옴부즈맨 제도
두 번째 유형인 미국식 옴부즈맨은 스웨덴 옴부즈맨 제도가 선을 보이기 2년 전인 1967년 켄터키 주 ‘루이빌 쿠리어 저널’(Louisville Courier Journal)과 ‘루이빌 쿠리어 타임즈’(Louisville Courier Times)가 도입하면서부터 시작되었다. 국가차원에서 이뤄지는 스웨덴 방식과는 달리 미국의 경우, 개별 신문사가 자사의 논설위원을 선임하여 보도기사에 대한 감시와 비판을 담당케 하고 있다. 타사 출신 중견언론인을 선임하여 옴부즈맨의 역할을 맡긴 경우도 있다. 이 제도를 쿠리어 저널이 처음 도입한 이후 ‘워싱턴 포스트’를 비롯한 ‘시카고 트리뷴,’ ‘로스앤젤레스 타임즈,’ ‘월스트리즈 저널’ 등 권위지들도 이를 받아들여 운용해오고 있으며, 현재 약 30여 신문사가 이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제이슨 블레어 사건으로 신뢰도에 치명적인 상처를 입었던 ‘뉴욕타임즈’도 옴부즈맨 제도를 새롭게 도입하기에 이르렀다. 비교적 대형 신문들이 이 제도를 운영하고 있고, 발행 부수가 5만 미만인 84%에 달하는 소규모 신문들은 재정상의 이유로 인해 옴부즈맨을 채용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대부분의 경우, 개별 신문사가 옴부즈맨을 선임하지만, 선임된 옴부즈맨은 편집인의 간섭을 받지 않고 독자적으로 활동한다. 옴부즈맨으로는 주로 신문사의 해설위원과 논설위원(senior staff)등 중견 언론인들이 선임되며, 임기는 신문사의 평가에 따라 연임여부를 결정하고 있다.
세계 최초로 옴부즈맨 제도를 제도화시킨 루이빌 쿠리어 저널은 옴부즈맨으로 하여금 자사의 오보 또는 독자의 불만 등에 대한 처리에 주안점을 두도록 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1) 독자로부터 기사에 대한 불평과 불만을 듣고 이에 대한 해명 또는 설명을 하며, 2) 오보 또는 보도윤리에 벗어났다고 인정될 경우, 자사의 과오를 인정하고 그에 대한 정정문 또는 사과문 게재한다. 또한, 3) 독자들로부터 접수된 사항들의 처리여부와 그 결과에 대해서 경영진에게 보고하는 한편, 이를 편집국에 게시하고, 4) 보도와 관련된 기자 개개인의 잘못을 조사하여 통계적 수치로 제시함으로써 인사에 반영하는 등의 업무를 담당한다.
5)
한편 워싱턴포스트지는 옴부즈맨 제도를 신문의 공적 임무수행을 위한 내부비평 활성화의 기반으로 활용하고 있다. 특히 마약에 중독되어 죽어가고 있는 한 소년의 삶을 상세하게 그려내 퓰리처상을 수상했던 자네트 쿠크(Jannet Cooke) 기자의 ‘지미의 세계’가 조작되었다는 것을 밝혀냄으로써, 옴부즈맨을 통한 내부의 비평과 감시기능의 대표적인 사례로 손꼽히고 있다. 현재 워싱턴포스트의 옴부즈맨은 하루평균 100여 통의 전화와 수십 건의 전자우편의 불만을 접수하여 처리하고 있고, 내부 메모의 사내 회람을 통하여 기사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정정기사의 게재를 제안하며, 고정칼럼을 통해 자신의 견해를 밝히기도 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기사의 정확성, 균형성, 공정성 등에 관한 질문과 의견을 등장인물로부터 듣기도 한다.
6)
*5) 권오근 (2003). 미국 일본 신문사의 옴부즈맨제도를 중심으로. 『언론중재』, 통권 89호.
*6) Ibid.
3) 일본의 옴부즈맨 제도
일본의 경우는 1922년 아사히신문이 독자들의 불만을 처리하기 위해 ‘기사심사부’라는 지면심사기구를 설립한 것이 옴부즈맨 제도의 최초의 모습이다. 그 후 요미우리신문이 자사 보도의 질적 향상을 위해 소위원회를 설립했고, 이 위원회는 1951년에 자사에 대한 독자들의 불만을 처리하는 옴부즈맨 위원회로 발전했다. 또한 아사히신문의 ‘사건보도 소위원회’와 마이니치신문의 ‘열린신문위원회,’ 도쿄신문의 ‘신문보도의 바람직한 상 위원회’ 등이 옴부즈맨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이러한 지면심사위원회는 최고재판소장, 타 언론사 임원, 외교관 등과 같은 3-5명의 외부인사로 구성되며, 독자의 고충을 듣고, 기사의 내용은 물론 편집에 관련된 제반 사항을 심의·검토한다. 특히 2001년에 설치된 아사히신문의 ‘보도와 인권위원회’는 직원만 해도 50명에 달하고 있으며, 이들이 처리하는 고충 건수는 연간 20만 건을 넘고 있다.
7)
*7) Ibid.
4) 국제 옴부즈맨 협회
세계각국에서 활약하고 있는 옴부즈맨들은 ‘뉴스 옴부즈맨 협회’(the Organization of News Ombudsmen)을 만들어 옴부즈맨 제도의 활성화를 위한 체계적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현재 미국, 캐나다, 네델란드, 덴마크, 일본, 스페인, 터키, 브라질 등의 국가의 옴부즈맨들이 이 협회의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ONO가 제시한 옴부즈맨의 직무는
8)
첫째, 내부의 비판 역할의 수행하고,
둘째, 불만, 조언, 질문, 격려 등을 보내는 독자의 대리인 역할을 하며,
셋째, 불만을 조사하여 그 정당성이 인정될 경우, 정정보도를 권고하고,
넷째, 불만에 의거하여 담당편집자를 경고한다.
다섯째, 신문의 보도방침이나 자세를 전달하기 위한 강연과 집필활동을 하며,
여섯째, 정당하다면 공사를 막론하고 신문을 보호한다.
위의 목적과 직무를 달성하기 위하여 옴부즈맨은 칼럼, 사내메모, 간부회의, 질문조사, 강연 등과 같은 방법을 통하여 독립적인 활동을 하고 있으며, 옴부즈맨 직책에 대한 책임은 편집국에 대해서가 아닌 신문사 최고 대표자에 대해서만 진다고 지침은 밝히고 있다. 옴부즈맨 협회는 또 아래와 같은 이유를 제시하며 언론사들에게 옴부즈맨 제도의 도입을 적극권장하고 있다.
9)
첫째, 뉴스보도의 정확성, 공정성, 균형성에 대한 모니터링을 바탕으로 뉴스의 질적 향상을 도모할 수 있고,
둘재, 독자들로 하여금 보다 쉽게 신문사에 접근하도록 도울 수 있으며,
셋째, 공공의 관심사에 대한 언론의 인지도를 높일 뿐만 아니라,
넷째, 독자의 불만을 선별함으로써 언론인의 시간을 절약하고,
다섯째, 많은 비용이드는 법적 소송으로부터 언론을 보호할 수 있기 때문이다.
*8) 한국언론연구원(1989). 외국의 언론감시기구, 171쪽.
*9) 국제옴부즈맨협회 홈페이지 참조. http://www.newsombudsmen.org
4. 나가는 말
권력의 남용을 감시하고 사회적 부조리를 비판하는 공적 기능을 담당한다는 의미에서 언론을 감시견(watch dog)이라 부른다. 오늘날의 감시견은 또 다른 감시견으로부터 감시당하는 안타까운 모습이 연출되고 있다. 금번 윤리위원회에 설치된 옴부즈맨 제도가 신뢰받는 언론으로 거듭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고, 동시에 시민들의 권리를 지켜주는 사회적 장치가 되기를 기대하면서 몇 가지 제언을 하고자 한다.
우선 옴부즈맨에 대한 공공의 인식을 높이는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옴부즈맨 제도를 이용할 경우 얻게되는 혜택이 무엇인지, 신문사와 시민에게 어떠한 실질적인 이익이 돌아가게 되는지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근거를 제시해야 할 것이다. 예를 들자면, 옴부즈맨 제도를 통하여 언론은 다양한 소송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는 반면, 공중은 언론의 인권침해로부터 예방 또는 구제될 수 있다는 등의 합리적이고 설득력 있는 논거를 제시해야 할 것이다.
둘째는 실효성의 문제로, 사법적 권한이 없는 옴부즈맨의 결정을 개별 신문사들이 충실히 따를 것인가 하는 것이다. 옴부즈맨이 아무리 훌륭한 결정을 내린다 하더라도 해당 신문사가 이를 수용하지 않는다면 이 제도가 실효성을 거두지 못할 것이다. 미네소타 위원회의 성공은 언론의 적극적인 지지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처럼, 우리 불만처리 위원회의 성패의 여부도 언론사의 참여여부에 달려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때문에 신문사들이 옴부즈맨 제도를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결정된 내용을 충실히 따를 수 있도록 가능한 방안을 찾아내는 것이 실효성을 거둘 수 있는 중요한 일이라 하겠다.
셋째, 안정적 재원을 확보하는 것이 옴부즈맨 제도의 성패를 가르는 또 하나의 요인이라 할 수 있다. 스웨덴의 경우는 객관성을 유지하기 위해 언론관련단체가 옴부즈맨의 재원을 마련하고 있지만, 우리의 경우는 언론단체로부터 경제적 지원을 받는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때문에 이 제도의 운영을 위해서는 공공기금으로부터 지원을 받아야 하는 실정이다. 이럴 경우 자칫 정치논리에 휩싸여 지원의 지속여부가 불투명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만큼, 지원 체계를 시스템화하여 정치와는 관계없이 계속될 수 있도록 법적?제도적 틀을 갖추어야 할 것이다. 또한 재원이 어디로부터 충당되느냐가 옴부즈맨의 객관성을 담보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공익자금이긴 하지만, 정부로부터 지원을 받는다면 진정한 의미의 자율규제가 아닌 자율규제의 형태를 띤 타율규제라는 비판에 노출될 수 있는 가능성도 있는 만큼, 운영과정에서 가능한 한 독립성과 객관성을 확보하도록 심혈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옴부즈맨 설립의 본래 목적에 충실하도록 구체적인 실천원칙을 세워야 할 것이며, 운영 또한 이에 충실하게 근거하여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옴부즈맨의 운영이 윤리위원회의 위상을 높이거나 외연을 확장하고자하는 방향으로 전개되어서는 언론과 공공으로부터 신뢰를 확보할 수 없음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더불어 옴부즈맨 제도와 바람직한 언론행위에 관련된 세미나를 개최하거나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이 제도의 효용성을 홍보할 필요가 있고, 국제 옴부즈맨 협회에도 가입하여 회원들과 국제적 교류를 할 필요도 있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