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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

[세미나]  지역일간신문 편집국장 세미나

2014.05.16. - 2014.05.17. / 발제자 : 김영호 / 주제 : 지역주의와 지역신문의 역할

조회 : 1934
  • 지역갈등과 지역신문

    김 영 호(우석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야당 후보가 이번 선거를 백제와 신라의 싸움이라고 해서 전라도 사람들이 똘똘 뭉쳤으니 우리도 똘똘 뭉치자. 그러면 1백24만표 이긴다.”(중앙일보,1971년 4월22일자, 이효상 국회의장 대구 지원 유세)

      “호남 사람들이 받은 푸대접은 1천2백년전부터이다. 서울 가면 구두닦이나 식모는 모두 전라도 사람이며, 남산에서 돌을 던져 차가 맞으면 경상도요, 사람이 맞으면 전라도다.”(조선일보,1971년 4월27일자, 김대중 후보)

      “이 다음에 김대중씨가 오면 깨끗하게 해줌으로써 어제의 광주 사람들을 부끄럽게 만들어 달라.”(광주일보,1987년 11월 16일자, 김영삼 후보 마산유세)

      “전라도 대통령, 경상도 대통령, 충청도 대통령 하겠다는 것이 3김씨의 작태이고 ,노태우는 4천만의 대통령이 되려는 것”(부산일보,1987년 11월3일자, 노태우 후보)

      “4백만이 하나로 뭉쳐 김영삼 대표를 대통령으로 만들어 부산 정권 시대를 창출하자.”(조선일보,1992년 3월22일자, 민자당 허재홍 의원 지원 유세)

      “충청권에서 민자당 후보가 전원 당선되어야 내가 차기에 역할을 할 수 있다.”(중앙일보,1992년 3월16일자, 김종필 민자당 최고위원)

      “전북 홀로서기를 하지않으면 눈 앞에 있는 떡을 전남과 충남에 빼앗긴다.”(동아일보,1992년 3월20일자, 민자당 이연택 후보, 전주 완산)

      “영호남 지역감정도 서러운데 전남북 분열책동이 웬말이냐, 가장 못사는 전남북끼리 꼴찌 경쟁을 부추기는 호남인의 자존심을 저버린 비열한 행위이다.”(전북일보,1992년 3월17일자, 김대중 총재 전북 순회 정당 연설회)

      “대구.경북지역은 우리나라가 가난에서 벗어나 경제발전을 이룩한 오늘에까지 30년 동안 그 발전을 주도한 많은 인재를 길러낸 지역이다.”(민주광장,1992년 4월호,p.138.박태준 민자당 최고위원)


    1.지역감정의 한국적 특성

      어느 시대 어느 사회를 막론하고 갈등과 대립 현상이 없는 경우는 없겠지만 문제는 이러한 갈등이 개인이 아닌 집단, 지역간에 이루어지거나 또는 장기간에 걸쳐 지속될 때 사회적으로나 국가적으로 심각성을 띠지 않을 수 없다.
      우리나라에 있어서 지역간 갈등의 한 현상으로서 지역감정이 언제부터 비롯되었는지에 대해서는 다양한 시각이 있지만 구체적으로 드러난 것은 선거에 있어서 지역주의적 투표성향으로 나타나면서 지역간의 갈등이 심화되어왔다고 볼 수 있다.
      혹자는 지역간의 갈등의 기원을 멀리 삼국 시대의 고구려, 백제, 신라 간의 대립으로부터 비롯된 것으로 보기도 하고, 고려 태조 왕건의 훈요십조에 의한 특정 지역 차별이나 조선 시대의 특정 지역 출신에 대한 인재 등용 금지 정책 등을 지역감정의 뿌리로 지적하기도 한다.
      물론 이처럼 오랜 세월 누적된 차별에 대한 반발심과 “ 0 0 지방 사람은 어떻다”는 식의 지방색이 결합되어 그것이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지역감정의 형성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으리라고 추론 할 수 있지만, 20세기에 들어서면서 일제에 의한 식민통치, 6.25 동란, 군사정권의 등장 등 정치적 격변과 함께 산업화의 과정 속에서 이루어진 급격한 사회 변동과 이에 수반하는 대규모의 인구 이동 등을 감안하면 천여년 이전의 사건을 오늘의 갈등과 연결시키는 것은 무리가 아닌가 생각된다.
      그 보다는 오히려 1960년대 이래 계속되어온 지역간의 불균형적 경제 조건이 특정 지역 출신의 권력 독점이라는 문제와 결합되면서, 소외된 지역의 입장에서 보면 누적된 불만이 상대적 박탈감의 형태로 형성된 것이며, 다른 한편에서는 도전받는데 대한 위기의식으로부터 비롯되는 자신의 기득권을 고수하고자하는 심리가 쇼비니즘적 형태의 빗나간 애향심으로 포장되어 이미 존재해 온 지방색 등을 지역감정의 합리화 수단으로 삼아온 결과라 할 수 있다.
      누구나 입만 열면 지역감정은 극복하고 청산해야 한다고 부르짖지만 실제로는 철저히 이 틀에 안주하고자 하는 정당 및 정치인들의 치졸한 선거전략과 언론의 안일한 보도태도로 말미암아 결국 선거 결과는 지역주의에 함몰되고마는 결과를 우리는 지난 수차례의 선거를 통해 목격할 수 있었다.
      지역감정이 정치과정, 특히 선거와 불가분의 관계를 맺을 수 밖에 없는 것은  근본적으로 권력의 분화체계와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는 갈등의 속성 때문이다. 즉 권력을 ‘희소 자원을 배분하는 능력’이라고 한다면 권력의 차이는 사회적 관계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며, 선거과정은 권력의 향방을 결정짓는 합법적인 장치이므로 이 과정에서 여러 형태의 갈등 현상들이 나타나게 되는데, 우리나라의 경우는 주로 지역주의적 투표성향으로 그 갈등이 표출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제 불과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6.4 지방선거에서도 지역할거적 선거행태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전망되는데, 올 연초만 하더라도 안철수 신당의 출현과 기초 구역에 대한 무공천 등의 변수로 인해 변화를 기대했으나 결국은 민주당과의 합당과 무공천 철회 등으로 결국 제자리로 돌아오고 말아 지역할거적 구도는 이변이 없는 한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87년의 13대 대통령 선거 이후 두드러지게 표출된 지역감정이 언제부터 비롯되었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선거와 지역감정은 불가분의 관계를 맺어온 것이 사실이다. 정치과정, 구체적으로는 선거와 관련된 지역감정의 변천과정을 살펴보기 위해서 먼저 우리나라 지역감정의 특성에 대해 간략하게 알아보도록 하겠다.
      첫째는 부정적 편견성이다. 지역감정은 부정확하고 부분적인 근거에 기초하여 형성된 고정 관념으로  상대에 대한 긍정적 평가는 배제하고 있으며, 긍정적 평가를 가져올 수 있는 것도 ‘부정성의 필터’에 의해 걸러지거나 부정적으로 재해석하는 경향을 보여 오로지 부정적 편견만을 받아들이거나 남게 된다.
      둘째는 집단성이다. 한 개인이 어떤 특정 지역인에 대해  개인적 편견을 갖는다거나 배타적 행동을 한다고 해서 그것이 곧 지역감정으로 확대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같은 개인들의 심리나 행동이 집단적 행태로 체계화되어 표출될 때 지역감정의 형태로 나타나는 것이다.
      셋째는 지역감정의 허상적 과성이다. 지역감정은 실제 자신이 갖고 있는 감정의 크기 보다는 나를 제외한 내 집단의 다른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감정의 크기를 더욱 클 것으로 생각하며, 또 내 집단보다는 상대집단이 가졌으리라고 상상하는 감정의 크기가 더욱 크다고 느끼는 것이다. 이는 커뮤니케이션의  다원적 무지현상(多元的 無知現象)으로 설명할 수 있는데, 이 과정에서 유언비어나 매스미디어의 보도 내용 등은 지역감정을 증폭시키는 기제로 작용하게 된다.
      넷째는 차별과 혜택의 결과에 대한 인식에 있어서 자기 집단이 불이익을 당했다고 생각하는 것에 대해서는 타 집단에 의한 평가보다 과대하게, 역으로 혜택을 받았다고 생각하는 것에 대해서는 타집단에 의한 평가보다 과소하게 스스로 평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같은 과대 또는 과소평가를 통해서 한편에서는 실제의 격차보다 훨씬 크게 또는 훨씬 폭 넓게 심리적으로 격차의식을 느끼게 되며, 다른 한편에서는 도전받는데 대한 위기의식으로 자기 방어적 자세를 취하게 됨으로써 지역감정의 골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깊어진다고 할 수 있다. 이는 특히 지역이기주의라는 문제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선거 공약 등에 주로 등장하는데, ‘푸대접’이니 ‘무대접’이니 하는 용어와 각종 통계 수치를 통해 비이성적인 지역감정을 이성적인 것처럼 포장하는데 주로 이용된다.  
      이처럼 지역감정이라는 문제에 있어서 가장 허물기 어려운 벽은 결코 이성이나 논리로는 설명될 수 없는 감정적 차원의 문제라는 점이다.
      따라서 지역감정은 현실적으로 드러난 경제, 인사 등에 있어서의 지역간의 불균형적 구조를 시정하는 정책적 접근만으로는 결코 해결될 수 없으며, 그보다 선행되어야할 것은 상대방이 가지고 있는 감정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심리적 간격을 좁혀나가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지역감정은 우리나라에서만 나타나는 문제는 아니다. 최근 시리아, 우크라이나 등 지구촌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분규에서 볼 수 있듯이 단순히 감정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폭력을 수반한 내전 형태로 나타나는 극단적인 갈등의 경우도 얼마든지 있다. 그러나 외국의 경우에는 인종, 민족, 종교, 언어 등 갈등집단 간에 뚜렷이 구분되는 인위적으로 극복하기 어려운 문제들 때문에 비롯된 갈등이지만,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단일 민족국가로서 단일 언어를 사용하며 종교의 자유가 보장된 다 종교국가이며, 오랜 통일 국가체제를 유지해온 나라이기 때문에 외형적 조건상으로는 지역감정이 발생할 가능성이 다른 나라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으며, 설사 지역간에 갈등현상이 발생되더라도 뿌리 깊은 반목으로까지 심화될 가능성은 적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외형적인 조건과는 달리 실제적으로는 그렇지 않다는 점 때문에 문제의 심각성이 제기되며, 또한 바로 그 이유 때문에 지역감정의 원인과 해법을 찾기가 어려운 것이라고 생각된다.


    2.선거와 지역감정

      앞서 설명한 바 있듯이 지역감정이란 한 개인이 가지고 있는 특정 지역인에 대한 배타적 감정의 단순한 합이 아니라 그것이 여론화, 집단화 하는 과정에서 상승적으로 작용하여 증폭된다는 데에 문제가 있으며, 평소에는 감정이 행동으로 표출되지 않고 잠재하여 있다가 양보할 수 없는 제로섬게임적 이해관계가 상충될 때 집단화 된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이해관계의 상충이 가장 첨예하고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정치행위, 즉 선거과정이야말로 지역감정이 가장 극명하게 드러날 수 있는 기회가 되는데 다른 나라의 민족분규나 인종분규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내전이나 폭동 등의 극한적 사태에 이르지않고도 투표권의 행사를 통하여 합법적으로 잠재하여 있던 지역감정을 표출할 수 있기 때문에 지역감정과 선거는 불가분의 관계를 갖게 된다.
      즉 선거는 사회구조를 위태롭게 하지않고 불만을 표현하는 기회, 즉 무마의 효과를 지니는 표출적인 행동기회를 제공하는 하나의 제도이다. 민주사회에서는 이 선거제도를 통해 국민들의 구체적인 이해관계를 표현하고 또한 사회갈등을 해결하도록 하는 것이 관행으로 되어있다.
      그러나 이 선거가 지역감정과 결합될 때 적대적 지역갈등을 유발시키는 원인으로서 작용하며, 선거 이후에도 그 후유증이 오래도록 지속되는 부정적 측면을 지니고 있음을 역대 선거를 통해 뼈저리게 경험한 바 있다.
      지역감정을 선거와 연결시켜 논할 때 일반적으로 영남 출신의 박정희 후보와 호남 출신의 김대중 후보가 격돌하였던 1971년의 제 7대 대통령 선거전에서 지역감정문제가 처음 드러난 것으로 알려져있으나 지역주의적 투표성향은 5.16이후 민정이양을 위한 제 5대 대통령 선거로부터 비롯되었다고 볼 수 있다.
      1963년도의 제5대와 6대 대통령선거에서부터 나타난 지역연고의식에 호소하는 선거 전략은 영남과 호남으로 대표되는 박,김 후보간의  1971년의 대결에서 극에 달하여 합리적인 정치활동 보다는 인간의 원초적 감정을 자극, 경쟁시키는 정치적 선동에만 몰입하는 기현상을 초래하였다. 그러나 당시만 해도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여촌야도 현상은 존재했지만 오늘날처럼 특정 지역을 한 정당에서 싹쓸이 하는 현상은 나타나지 않았다.
      서두에서 지역감정을 원색적으로 자극한 언행들을 신문에 보도된대로 인용한 바 있는데, 이런 식으로 지역감정을 자극하여 표를 얻고자한 정치인들의 태도도 문제지만, 이를 여과없이 때로는 더욱 자극적으로 보도한 언론도 지역감정의 조장에 일조하였다고 볼 수 있다.
      제7대 대통령 선거 이후 유신 선포로 인해 국민들의 직접선거에 의한 대통령 선출의 기회 자체가 봉쇄당하면서 지역감정은 일단은 잠재화되었으나, 호남과 영남간의 경제적 격차나 인사상의 차별 그리고 호남인들이 느끼는 사회적 차별은 해소되지 않은채 여전히 존재하였다.
      1987년에 다시 정치적 격변기를 맞이하면서 16년만의 대통령 직선을 앞에 놓고 국민들의 기대는 자연스럽게 야권후보의 단일화를 통한 민주화로 모아졌으나 연고 지역 중심의 청중 동원을 통한 숫적 과시로 상대방 후보로부터 단일화에 대한 양보를 얻어내려고 하는 김영삼, 김대중 후보의 경쟁에 김종필 후보까지 가세하여 끝내 단일화를 이루지 못한 채 각 지역별 대립 현상으로 변하면서 지역감정만 더욱 첨예화시킨 결과를 초래하고 말았다.
      각 후보 자신들의 연고지에서만 몰표를 얻는 극심한 표의 지역분열 현상을 드러낸 13대 대통령 선거의 결과는 1988년 4월의 국회의원 선거로 그대로 이어져 소위 ‘지역당’이 출현하는 지경에 이르게 되었으며, 지역감정 문제는 우리 사회의 가장 중요한 현안 문제 중의 하나로 대두되게 된 것이다.
      13대 대선에 이어 14대 대선에서도 지역감정을 이용한 선거 전략은 여전히 위력을 발휘했는데, 선거 막판에 터진 부산지역 기관장 회식 사건(일명 초원복집 사건)은 중립 내각의 선거 관리라는 명분과는 달리 일선 지역에서는 은밀히 관권 개입을 도모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상당한 충격이었을 뿐 아니라 그 내용도 지역감정을 부추기는 가장 저급한 것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여당인 김영삼 후보에게 악재로 작용하기 보다는 영남권의 위기의식을 자극하여 지역투표 성향을 강화시킴으로써 오히려 호재로 둔갑하였다는 분석까지도 있고 보면 지역감정에 의해 초래될 수 있는 맹목적 상황의 극명한 단면을 드러내고 있다.
      주목할 것은 선거 과정을 통해 드러난 결과는 비슷하지만 스스로를 피해자라고 생각하는 호남사람들의 지역감정과 여타 지역사람들의 지역감정은 그 성격이 다르다고 할 수 있는데, 호남의 지역감정을 피해자의 위치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지역감정이라고 한다면 영남의 지역감정은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기득권을 고수하고자 하는 방어적 지역감정이라고 할 수 있다. 즉 호남사람들의 그것은 Tajfel이 지적하였듯이 “사회적 변화를 위한 도전”이라고 한다면, 영남사람들의 그것은 Taylor와 Moghaddam이 지적한 바 도전받는 집단의 반작용이라고 설명된다.
      이는 이후 김대중, 노무현으로 이어지는 정권교체를 통해 지역감정이 어느 정도는 완화될 것으로 기대했으나, 실제로는 더욱 고착화되어가는 현상을 볼 때 지역감정은 어느 한편의 문제가 해소된다고 해서 종결될 수 없는 쌍방이 함께 풀어나가고자 하는 의지가 없이는 영원히 풀리지 않는 고차원의 방정식 같은 문제라고 생각된다.    


    3. 지역신문의 지역 갈등에 대한 보도 태도

      언론 그 자체가 지역감정을 일으키는 원인은 아닐지라도, 특히 지역에 존립의 기반을 두고있는 지역언론의 경우는 마치 국가간의 뉴스유통에서 자기나라 중심의 뉴스선별, 뉴스의 재해석이 이루어지는 것과 마찬가지로 자기 지역 중심의 케이트키핑 과정을 통해 사안을 설정하고 정의하게 되며 그 과정에서 의도적이거나 또는 비의도적인 편파성과 지역주민에의 동조적 태도를 보이게 되어 이것이 지역주민들의 지역감정에 적지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지역언론 중에서도 방송에 비해 지역성이 강한 지역신문의 경우는 각 지역 고유의 지역의식이나 애향의식 등과 결합된 지역성의 강조가 도를 지나쳐 극도의 지역이기주의와 타 지역에 대한 배타성을 자극하는 기사로 지역감정을 확산, 증폭시키는 중요한 메카니즘이 되어왔다고 할 수 있다.

      지역감정문제에 대한 보도경향으로서

      첫번째로 지적할 것은 지역적 편파성이다. 편파성의 여부는 특정 지역이나 특정 후보에 대하여 배타적이거나 또는 호의적인 표현의 제목이나 내용을 담고있는 기사를 의미한다. 선거 때마다 언론, 그 중에서도 특히 방송은 여당이나 대통령에 유리한 보도로 그 편파성 여부는 끊임없이 거론된 바 있지만, 신문 역시 적지 않은 편파보도가 있었으며, 특히 지역신문들의 경우는 대통령 선거에서는 자기 지역 출신 후보에 대해서는 호의적으로, 타 지역 출신 후보에 대해서는 배타적으로 보도하고 있으며, 국회의원 선거나 지방선거에서도 지역에 지지기반을 둔 정당과 상대 정당의 후보에 대한 보도에 있어서 적지않은 차이를 보였다.
      다음으로 지적할 것은 지역신문의 경우 지역감정 문제에 관한 보도에 있어서 지역주민에의 동조적 경향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지역신문은 지역성을 그 존립의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지역주민의 의사를 대변하고 반영하며 여론화하는 것이 일차적 사명이기는 하지만, 지역감정과 같이 국가적 차원에서의 조화와 균형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문제에 있어서는 지역주민의 의식을 이끄는 역할도 해야할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지역신문들은 공히 지역주민이 가지고 있는 지역감정을 그대로 반영하고 확인시키는 동조적 태도를 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988년 이후 지역신문들의 난립으로 생존을 위한 치열한 경쟁이 전개되는 가운데,  지역주민의 정서에 편승한 신문의 상업성이 빚어낸 한 단면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셋째는 지역감정 문제에 대한 보도의 선정성과 결과에 대한 무책임성이다. 어느 선거에서나 공통적으로 선거전이 과열되면서 선거 초반의 쟁점은 흐려지고 지역대립의 양상으로 선거전이 전개되면서 ‘지역감정’이라는 이슈는 지역언론은 물론이거니와 전국 언론에서도 수용자들의 시선을 끌어모으기에 가장 적당한 소재가 아니었나 생각될 정도로 지역감정을 과장 강조한 것이 많았다. 예를 들면 기사의 전반적 내용과는 상관없이 지역감정에 관한 내용을 제목으로 뽑는다든지, 각 후보의 발언내용 중 주로 지역감정과 관련된 발언만을 부각시킨다든지 하는 기사들이 많았으며, 심지어는 똑같은 내용의 기사를 지역에 따라 전혀 제목을 달리한 것도 많이 눈에 띈다.
      지역감정 문제와 같이 사회적 갈등을 야기시킬 수 있는 사안이거나 또는 사건의 본질을 흐리게 할 수 있는 사안의 경우에 있어서는 언론은 그러한 보도의 결과로 초래될 문제에 대해서도 심사숙고를 해야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넷째, 지역감정 보도의 이중적 태도이다. 어느 신문, 어느 방송을 막론하고 소위 언론이라는 이름을 내세우는 것이라면 한결같이 지역감정을 우려하고 지역주의적인 투표성향을 타파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의도했든 또는 의도하지 않았든간에 실제로는 지역감정을 적지않게 부채질하고 있는 이중적 태도를 보이고 있는데 이는 언론의 상업성과 스테레오타잎적인 보도에 의존하는 안일한 태도로부터 비롯되는 부작용이라고 할 수 있다.


    4.결론 및 제언

      현재 지역일간신문이 1백여개에 이르고, 주간지역신문도 4백여개에 이르고 있으며, 여기에 인터넷신문 등 지역 언론매체의 수는 급격히 증가하였으나 전국적으로 신문구독률은 최근 자료에 의하면 30% 이하로 감소하였으며, 이 중 10% 정도를 지역신문들이 점유하고 있다. 따라서 지역신문들을 비롯한 지역매체들은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하여 지역성을 내세우고 강조하다보니 도가 지나쳐 지역이기주의가 되고, 더 나아가서는 타 지역에 대한 배타성을 조장하여 지역갈등의 구조를 더욱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물론 언론인 자신들도 한 지역사회 주민의 일원이기 때문에 이들만이 지역감정 문제에서 초연하기를 기대하기는 어렵겠지만, 특정 후보나 정당에 대한 기존 이미지나 스테레오타잎에만 집착하여 이를 확대 재생산시킴으로써 선거 자체를 정책과 이념의 대결이 아닌 개인 이미지의 대결로 이끄는 점만이라도 고쳐간다면 어느 정도는 개선될 수도 있을 것이다.
      또한 지역적 지지기반에 의존하는 정치풍토가 엄연히 존재하고 있는 현실 속에서 선거 보도에 있어서 지킬 수 없는 객관성 또는 불편부당성을 강요하기 보다는 차라리 서구식 ‘논설지지’(editorial endorsement)방식을 도입하여 의견기사와 사실기사를 엄격히 구분하는 것이 숨겨진 편파보도 보다는 오히려 낫지 않을까 생각된다.
      아울러 이 글의 주제인 지역감정 문제와 관련하여 언론이 후보자들의 놀음에 장단을 맞추고 춤추는 꼴은 아닌가하는데 대한 냉철한 반성과 함께 지역주민의 정서를 볼모로 잡고 이루어지는 파행적인 정치문화의 타개를 위해 언론이 어떠한 역할을 해야하는지에 대해 보다 폭넓은 공감대의 형성을 위한 노력이 언론계 스스로는 물론 시민 사회에서 보다 활발히 전개되어 애향심으로 포장된 갈등적 보도 태도에 대해서는 자제를 하고, 경종을 울리는 일이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2014. 5)


    김영호 교수 약력

      1982년 이후 우석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지역언론개혁연대 공동 대표,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는 충남도 지역미디어발전위원회 위원장과 대전충남민주언론시민연합 공동 대표를 맡고 있으며, 중앙일보, 전북일보 등 신문사의 독자위원장 및 전주, 대전의 KBS와 MBC 시청자 위원 등을 역임하였거나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