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
[세미나] 일간신문 편집부장 세미나
2009.11.27. - 2009.11.28. / 발제자 : 이승선 / 주제 : 주관적 표제와 신문의 신뢰
-
조회 : 2630
-
주관적 표제와 신문의 신뢰
이승선 (충남대 언론정보학과)
1. 문제제기
‘아무나’ 할 수 없는 어려운 일을 맡겨 놓고 처리된 일의 결과에 대해 ‘누구나’ 비판을 가한다. 심지어 동일 직종에 종사하는 같은 회사의 동료들마저 이러한 ‘무자비한’ 비판의 대열에 합류한다. 천 자의 글을 열 자로 줄이는 일을 두고서다. 열 자의 글은 천 자의 내용을 벗어나지 않아야 하고 천 자에 담긴 내용은 열 자에 응축돼야 한다. 열 자를 풀면 천 자가 막힘없이 헤아려져야 한다. 열 자의 외관은 글 읽는 선비처럼 밋밋하고 꿋꿋해야 하나 그것을 접하는 사람들의 눈을 단박에 사로잡을 수 있게 고혹해야 한다. 화사하고 더넘스러운 열 자는 사람들의 시선을 포획하는데 주효하나 마음까지 얻는데 미진하다. 수수하고 단아한 열 자는 사람의 믿음을 불러일으키는데 요긴하지만 매우 굼뜨다. 부드러우나 강해야 하고 간결하면서 함축적이어야 한다. 열 자를 가지고 사회의 윤리를 따끔하게 비판하되 자신은 사회로부터 윤리적으로 비난받지 않아야 한다. 그 사회에서 발생한 사건들의 법적 처벌 가능성을 열 자로 전달하면서 자신은 그 열 자로 인해 법적 처벌을 받아서는 안 된다. 구태한 기성 세대의 보수적인 취향을 충족시키면서 동시에 기발하고 젊은 온라인 세대들의 울타리 없는 욕구도 해소해 줘야 한다. 이쯤되면 천 자의 신문 기사에 열 자의 짧은 제목을 붙이는 일은 더 이상 화려하게 빛나는 ‘신문의 꽃’이 아니다. 오프라인의 독자를 쟁취하기 위해, 또한, 온라인의 접속자들을 일순간에 포박해서 끌고 오기 위해 벌이는 혈투의 전위대가 되었다.
신문기사를 살리고 죽이는 일은 편집자의 올바른 판단에 달려 있다. 독자들이 매일 같이 신문을 대할 때 가장 먼저 보는 것이 큰 활자로 된 기사의 제목이다 (윤중식, 2001). 제목은 기사의 전체 내용을 잘 압축해서 보여주는 문장이다. 편집기술이 발달하면서 신문의 제목은 첫째, 제목은 독자들의 눈길을 끌어 기사를 읽도록 하며, 둘째, 기사의 요지를 압축해서 전달하며, 셋째, 뉴스의 중요도를 가늠하게 하는 잣대이며, 넷째, 신문을 매력있게 보이도록 하는 디자인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임영호, 2002: 205-206). 기사의 제목 달기는 전문적 실무의 영역이다. 시장성에 앞서 언론의 전문성이 보다 강조되는 구체적 언론행위의 산물이다 (윤영태`이준호, 2006).
이러한 신문제목의 중요성은 오래전부터 제기돼 왔다. 독자들이 신문을 대할 때 먼저 신문제목을 읽고 뉴스 내용의 개요를 파악하게 되며 관심도에 따라 해당 기사를 읽을지 여부를 판단하게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신문기사의 제목을 어떻게 표현하는가 하는 문제는 뉴스 내용을 살리고 나아가 신문이 독자에게 호감을 갖게 하는데 바로미터라는 점이 오래전에 지적되었다 (최진우, 1982). 이상우는 독자들이 점점 본문은 읽지 않고 제목만 읽고 신문을 넘기는 소위 ‘제목독자’가 되어가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신문제목은 기사의 내용을 요약해서 독자들에게 전달해주는 매우 큰 역할을 맡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런 역할이 모든 기사의 제목이 가지고 있는 가장 큰 역할이며 이 역할에 따라 제목이 잘 만들어졌는지, 신문이 잘 만들어졌는지 하는 점까지 판단하게 된다고 역설했다. 더불어 과대하게 많은 양의 신문기사 제목은 본문을 읽고자 하는 독자들의 욕망을 오히려 줄게 만들어 제목독자를 양산하게 된다고 경고했다. 이는 신문이 점점 독자를 잃어가는 결과를 낳을 것으로 보았다 (이상우, 1982). 최종수 역시 한국 사회에서 ‘제목독자’가 한국 신문의 제목이 활자 면에서 너무 크고, 제목의 길이가 너무 길며 제목의 수효가 너무 많다고 평가했다. 문제는 이러한 ‘너무’가 의식되지 않는다는데 있다고 주장했다 (최종수, 1982).
신문제목을 다루는 편집자는 전문 언론인 영역 중에서도 가장 탁월한 역량이 요구된다. 이를테면 정태철은 언론의 전문성은 취재의 전문성과 편집의 전문성으로 구분되는데 편집의 전문성이란 독자들에게 정확하고 공정하며 읽기 쉬운 기사를 전달하는 편집 테크닉을 의미한다고 말한다. 그 중에서 신문의 제목은 가장 중요한 요소이며 따라서 신문제목에 대한 논의는 당연히 신문의 전문성 차원에서 다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정태철, 2001). 편집기자가 한국에만 존재하는 고유한 직책은 아니지만 한국의 편집기자는 그러나 상당히 독특한 역할, 신문제작 영역의 핵심적인 실무를 관장해왔고 특히 ‘독자베이스’에 입각해 신문제목 작업을 해 왔다 (이상국, 2007).
그런데 기사의 제목과 본문이 일체의 단위로 여겨지던 전통적 관점에서 벗어나 기사 제목이 지닌 독립적인 의미와 영향력에 대한 연구와 논의가 새로운 단계에 접어들었다. 미디어의 환경변화와 여가생활 패턴의 변화에 따라 뉴스 이용자들의 뉴스 소비행태가 달라졌기 때문이다. 미디어간의 경쟁이 치열해면서 국내 미디어 이용자들의 신문 열독시간과 소비 지출액이 급속히 감소하고 있다. 대신 인터넷기반의 뉴미디어와 정보통신 미디어 이용에 투입되는 시간적, 금전적 비율이 증가했다. 이러한 환경에서 신문 등 뉴스기사를 헤드라인 위주로 신속하게 읽음으로써 이용자들은 본문까지의 의미파악과 해석을 하게 되는 경향이 강해진 것이다 (이준호, 2007: 4-5). 신문의 지면량은 늘어나는 상황에서 독자들의 신문 구독 시간은 꾸준히 감소하는 경향을 보이는 환경에서 독자들이 신문의 모든 기사를 읽지 않으리라고 예측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이러한 현사에 따라 신문 제목의 기능과 역할은 더욱 확대되었고 이른바 ‘제목 독자’라는 말이 생겨나게 된 것이다 (정여훈, 2006: 86).
기사 제목의 방향, 내용, 서술방식의 구분에 따라 본문 내용과의 연관성과 신문사의 정체성 구별에 영향을 주는 것과 마찬가지로 독자들의 본문내용에 대한 접근성과 신문의 의견표명을 효과적으로 도와주기는 하지만 제목이 본문내용을 왜곡하고 그 의미를 극대화, 극소화 또는 희화화함으로써 부정적 영향을 이끌어 낼 수 있다. 기사내용의 표현법 내지 어조가 평서적이고 정상적인 경우에 비해서 선정적이고 감각적이거나 공격성 내지 폭력성이 되어 있다면 일단은 독자들의 시선과 관심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수 있게 되고 경영난에 봉착한 신문사들의 자구책의 일환으로 간주될 수 있으나, 이는 독자들의 불쾌감이나 여론 오도 또는 그 신문에 대한 반감 등의 부작용이 항상 도사리고 있다 (윤영태`이준호, 2006). 물론 편집자들의 의견이 개입된 의도적인 제목 작성이 반드시 나쁜 것만은 아니다. 신문의 주요 기능 중의 하나인 계도적 역할을 위해서 필요한 때가 있고 독자로 하여금 그 기사에 동조하게 하여 국가적, 사회적 목적을 달성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제목의 표현을 통해 독자들에게 동의를 강요하거나 유도하는 행위는 독자들에게 선입견을 주게 된다. 이는 기사의 본문이 진실을 말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독자들의 판단을 그르치게 만드는 요소가 된다 (이상우, 1982).
이 글은 주관적인 기사제목 달기가 신문의 계도적인 기능수행 측면에서 긍정적인 요소를 갖고 있다는 점을 부정하진 않지만, 그러나, 본문기사의 내용에 기반하지 않은 주관적 제목달기는 자칫 올바른 기사해독을 방해하고 동시에 계도적인 역할 수행마저 실패로 귀결시킬 수 있다는 가능성, 나아가 장기적 관점에서 볼 때 해당 신문과 전체 신문산업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낳을 수도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위축돼 가는 신문산업을 부흥시킬 수 있는 다각적인 방법들을 모색해 봐야 할 절박한 시점에서 신문의 제목달기를 더 애정어리게 눈여겨 보자는 것이다. 기사 제목으로 인한 법적 분쟁 사례들의 특성과 문제점을 살펴보는데 초점을 맞추고자 한다.
2. 한국 신문의 위기징후와 정파성
신문산업의 위축은 세계적인 현상이다. 그런데 한국 신문시장은 외국에 비해 감소의 폭과 속도가 훨씬 더 빠르다고 평가를 받고 있다. 신문구독률은 1996년 69.3%였으나 2004년 48.3%로 떨어졌고 2008년 수용자 조사에서는 36.8%로 나타났다. 10년 남짓한 기간동안 절반수준으로 격감한 것이다 (오수정, 2008a). 9개 전국종합신문의 최근 10년간 신문매출 변화를 보면 1999년 1조 5천억원대에서 2008년 1조 1,800억원대로 21% 감소했다. 2008년 신문매출액은 최근 10년간 가장 작은 규모였다 (오수정, 2009a). 유력 지역일간지들의 매출액의 경우도 5년전인 2003년과 비교해 볼 때 많게는 2백50억원 이상 감소한 곳도 있다. 매출액의 신장을 기록한 언론사도 있으나 다수의 지역일간지 매출액 역시 5년 전에 비해 오히려 감소하고 있다 (오수정, 2008d; 오수정, 2009b).
<표 1> 신문유형별 매출액, 당기순이익, 영업이익 참조 (출처 : 오수정 (2008d; 2009b)을 연구자가 재정리함 (금감원 공시자료))
매체별 광고점유비 부문의 성과 역시 어둡다. 1997년 신문광고 매출액은 전체 광고비의 39.5%였으나 2008년은 21.3%로 반감했다. 광고매출액의 절대 규모는 2조 1천억원에서 1조 6천 6백여억원으로 감소했다. 온라인 광고시장은 같은 기간동안 376억원에서 1조 2천억원 규모로 급성장했다.
<표 2> 매체별 광고 매출액 및 점유비 현황 참조 (자료: 제일기획 (2008, 2009), 이승선·김경호 (2008))
신문산업을 위축시키는 요인은 여러 가지 제시되고 있다. 우선 매체환경의 경쟁격화이다. 새로운 미디어의 등장, 이를테면 온라인광고시장의 급부상을 꼽을 수 있다. 온라인 이용자들의 숫적 증가와 시간 확대는 자연스럽게 광고캠페인을 인터넷으로 유도하고 있고 종이신문 소비자 감소를 낳는다는 것이다. 또 신문산업의 위기는 신문상품판매 시장의 거래 불공정성에서 설명되기도 한다. 더불어 신문내용의 불공정성과 편파성에 대한 의구심이 신문산업에 대한 독자들의 불신과 외면을 가져왔다고 설명된다. 이를테면 이재경은 정파적 입장을 언론사가 견지하고 있고 보도대상을 선택적으로 포함하거나 혹은 배제하는 편집관행이 한국 저널리즘이 위기에 봉착하게 된 중요한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이재경, 2004).
2008년 한국언론재단의 ‘언론수용자조사’에 따르면 한국의 수용자들은 한국 언론이 가장 우선적으로 고쳐야 할 문제로 ‘무책임한 보도태도’를 꼽았고 (58.9%, 복수응답) 다음은 ‘권력과 유착된 보도’ (56.3%), ‘전체 국민보다 언론사 이익보호 우선’ (36.3%), ‘특정기업이나 광고주를 위한 편파적 보도태도’ (22.0%)를 지목했다. 신문과 방송이 제공하는 기사뉴스의 문제점에서 수용자들은 ‘정치적으로 편파적’이라는 점에 가장 높은 동의를 보였다. 신문은 4점 만점에 2.77점, 방송 2.69점이었다. 신문의 경우 ‘부유층과 권력층 입장 대변’ (2.74점), ‘국민이익보다 자사이익우선’ (2.72점), ‘선정적이고 흥미위주의 편집’ (2.66점) 순이었다 (오수정, 2008c). 여러 매체들의 속성을 평가한 결과 수용자들은 ‘인터넷’이 가장 풍부하며 신속한 매체라고 인식하고 있었다. 그 외 속성에서는 ‘방송’이 차지했고 ‘신문’은 대부분의 속성에서 방송, 인터넷 다음 순위로 나타났으며 특히 ‘가장 재미 있는’, ‘가장 편리한 매체’ 속성에서 ‘라디오’보다 낮은 응답률을 보여 신문이 언론매체로서 수용자에게 어필할 수 있는 매력을 상실해 가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매체별 신뢰도는 지상파TV (3.39), 인터넷 (3.35), 라디오 (3.19), 케이블TV위성방송 (3.14), 전국종합신문 (3.11) 순으로 나타났다 (오수정, 2008b).
서울에 거주하는 성인남녀 5백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09년 김영욱의 연구에서도 응답자들은 신문신뢰도의 하락이유를 ‘신문사 이익우선’ (3.37), ‘독자를 특정방향으로 이끌려고 하는 것’ (3.03), ‘한쪽 입장만 일방적으로 보도하는 것’ (2.92) 등을 꼽았다. 요인분석결과 ‘기사품질 부족’, ‘감시와 대변 부족’, ‘정파적 태도’ 등이 신문에 대한 신뢰를 하락시키는 요인들로 묶였다 (김영욱, 2009).
언론의 정파성이 제기하는 문제는 첫째, 정파성이 기자 개인적 차원이 아니라 언론사 차원, 즉, 뉴스조직적 수준에서 일어난다는 점으로 이는 정파성의 해결이 구조적 접근을 통해 해결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둘째, 정파성이 일회적이 아니라 지속적이고 고착적이라는 점으로서 정파성이 선거와 같은 특정 뉴스이벤트나 특정 정책적 이슈 등의 개별적 단일 사안에 대한 것이 아니라 모든 사안에 대해 적용되면서 지속성을 띤다는 점이다. 셋째, 정파성이 뉴스생산관행으로 고착화한다는 점으로 기자집단의 인식은 물론 관행적 생산태도까지 정파적 접근을 구조화 한다는 것이다 (김사승, 2009). 이러한 정파적 보도는 의견 개입을 수반하며 객관성과 충돌하고, 적절한 뉴스가치와 평가와 정확한 정보전달의 왜곡을 가져올 수 있다. 사실성과 충돌한다. 또 정파성은 다양한 의견 반영보다 편형성을 보일 수 있고 종합적으로 언론의 공정성을 훼손한다는 문제를 갖는다 (이종혁, 2009).
그러나 언론의 정파성을 부정적으로 봐선 안된다는 견해도 있다. 언론사가 사회 이슈에 대해 나름의 입장을 갖는 것은 불가피하고 또 그것은 언론사가 잘잘못에 대한 뚜렷한 기준을 갖는다는 점에서 진정한 의미의 공정성에 기여하는 측면도 있다 (박재영, 2009)는 것이다. 김영욱도 유사한 견해를 낸다. ‘정파성’ 자체가 반드시 나쁜 것은 아니라는 주장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다양성은 민주주의 사회와 언론의 중요한 덕목인데 다양성은 서로 다른 목소리가 병존하는 것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어차피 ‘중립성’이 허구에 불과한 것이라면 각각 정파적인 다수의 언론이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어 사회 전체의 다양성을 유지하는 것이 가능하며 더 현실적이라는 것이다. 정파적이면서 동시에 객관적인 저널리즘도 가능하다는 것인데 따라서 문제는 정파성이 아니라 기사품질 등 다른 요소가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김영욱, 2009: 3). 언론이 정파적이었다고 해서 비판만 할 수 없고 언론의 정파성이 비판을 받아서 마땅한 경우와 꼭 그렇지 않은 경우로 구분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박재영, 2009). 이를테면 헤드라인에 편집자 의견이 들어가서는 안되는 것이 아니라 본질적으로 의견이 들어갈 수 밖에 없는 구조를 지닌다. 따라서 그 자체를 제어하려는 생각은 현실적으로 무모하고 위험한데 문제는 그러한 의견의 보편타당성과 이성적 합리성이다 (이상국, 2007).
신문기사의 제목은 흔히 객관적인 것과 주관적인 것으로 객관적인 제목은 편집자의 주관을 개입시키지 않고 사실 위주로 중립적으로 작성한 제목을 말하는데 설명 제목이나 스트레이트 제목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사실을 요약하거나 인용문을 붙이는 것은 이 형태에 속한다. 주관 제목은 사실보다는 사건의 정서적 분위기를 독자들에게 전달하려 할 때 사용한다. 인상제목, 정서제목, 무드제목이라고도 한다 (임영호, 2002: 212). 언론인들이 말하는 공정보도란 기자의 판단을 덧붙이지 않고 사실, 즉 육하원칙에 해당하는 정보나 믿을만한 소식통의 인용문을 위주로 이야기를 구성하는 것을 말한다. 인용문의 출처를 반드시 밝혀야 하며 상반되는 입장을 같이 인용해야 하고 주관적인 냄새가 나는 형용사나 부사는 함부로 쓰지 말아야 한다는 등의 절차를 따라 기사를 작성하는 것을 가리킨다 (윤중식, 2001).
그런데 ‘독자들로 하여금 신문의 논조에 집중’하게 만드는 기능을 수행하는 신문제목은 오래전부터 오용과 남용에 대해 비판받아 왔다. 이상우에 의하면 신문의 논조는 어떤 사물이나 사건을 관찰할 때 그 시대적 기준을 설정하고 진리에 입각한 신문의 주장을 말하는 것인데, 신문들이 신문의 논조를 특정 정권을 비호하거나 특수한 재벌을 옹호하거나 혹은 소속 신문사의 이익을 대변하고 극단적으로 특정 개인을 옹호하는데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상우, 1982). 이러한 지적은 앞서 살펴보았듯이 한국의 언론수용자들에 의해 매우 유사한 형태로 인식되고 있다. 한국의 수용자들은 신문의 신뢰도가 하락한 주요 원인으로 또한 이러한 요소들을 지적하고 있다.
3. 한국신문의 제목경향에 대한 분석자료들
신문편집이란 대체로 세 가지 기능, 즉, 첫째, 뉴스가치의 판단, 둘째, 제목의 작성, 셋째, 레이아웃을 수행하는데 그 중에서도 제목의 궁극적 목적은 독자들로 하여금 관심을 집중시키게 하는데 있다 (이상우, 1982). 편집에 있어서 제목은 기사의 들러리 정도로 생각하지만 제목 단독으로도 하나의 훌륭한 저널리즘의 기능을 수행한다. 신문의 기사가 뉴스를 전달하는 기능과 사태를 비판하는 기능을 수행하듯이 제목만으로도 그러한 역할이 가능하다 (박선홍, 2002: 233).
즉 신문의 기사제목은 단순히 기사를 구성하는 하나의 부분 내지 요소라는 관점에서 벗어나고 있다. 전통적인 저널리즘 연구에서는 이들의 일체성이 강조되었으나 최근 연구들에서 기사의 본문과는 분리된 헤드라인의 독립적 성격과 영향력에 대한 관심이 증폭돼 오고 있다. 이러한 관점의 배경은 첫째, 기사 본문과 비교해 볼 때 생산주체와 생산과정이 다르다는 점이다. 둘째, 독자들의 신문열독 행태가 제목읽기 위주로 변화하면서 본문과 동떨어진 내용이나 본문과의 중립성, 객관성과는 다른 방향성 내지 주관성을 내포한 제목 위주의 소비를 할 경우 본문 위주의 열독 행태와 다른 별개의 인지적, 정서적 효과를 가져다 준다는 점이다. 셋째, 제목과 기사를 단일체로 볼 것인가, 아니면, 별개의 것으로 볼 것인가를 확실히 결정해야 할 상황에 처하기도 하는데 제목에 명예훼손의 가능성이 내포돼 있을 때이다 (이준호, 2007: 8). 헤드라인의 역할이 중요해진다는 말은 달리 표현해 헤드라인이 저널리즘화의 방향으로 진전되고 있다는 것과 통한다 (이상국, 2007).
유홍식의 최근 연구에 의하면 신문 수용자들은 언론의 뉴스보도에서 기사제목과 사례의 제시방식에 따라 뉴스가치에 대한 평가를 달리한다는 점을 제시하고 있다. 즉 중립적 기사제목이 본문의 전체적 방향을 가장 잘 요약하고 함축하고 있다고 판단함에도 불구하고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으로 처리되는 기사제목의 보도이슈를 더 중요하게 지각한다는 것이다. 또 동일한 기사내용이더라도 긍정적 또는 부정적 기사제목이 사회적으로 발생하는 사건이아 현상의 발생비율을 더 높게 지각하도록 만든다고 주장했다. 수용자들은 기사제목이 부정적일 때 해당 뉴스의 가치를 더 높게 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홍식, 2009). 의도적인 제목달기가 수용자들의 메시지 해독이나 사회현상에 대한 인식에 미치는 해악을 보여준다.
한국의 헤드라인은 그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는가? 이상우는 한국의 신문제목이 첫째, 본문보다 오히려 제목위주의 지면구성이 되어 뉴스 본질의 전달이 약해지고 있고, 둘째, 과대한 제목이 지면을 너무 차지하여 정보전달의 절대량이 부족해지고, 셋째, 과대한 장식으로 독자들의 가독성을 저해하고, 넷째, 제목 크기에 따라 뉴스의 가치를 판단케하는 기능이 모호해지고 다섯째, 본문을 읽지 않게 만드는 해악이 있고, 여섯째, 과격하고 극단적인 용어의 남용으로 사태판단의 정확성을 잃게 하는 등의 해독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상우, 1982). 최종수도 같은 해에 한국의 신문들이 다른 나라의 신문에 비해 첫째, 제목의 수효가 너무 많고, 둘째, 제목이 너무 긴 편이며 셋째, 컷 제목을 즐겨 사용함으로써 제목의 폭이 너무 넓은 편이어서 결과적으로 제목 부분의 스페이스가 너무 많다는 점을 지적했다 (최종수, 1982).
그렇다면 최근의 신문기사는 어떤 경향을 나타내는가? 2차적인 분석자료를 활용해 살펴보기로 한다. 윤영태`이준호의 신문기사 활용현황 분석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일간지들의 제목에 담긴 내용의 60-70%정도는 기사본문의 내용을 압축적으로 요약제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기사의 30-40%는 본문 중에서 지엽적이고 부분적인 내용을 부각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특히 전체 분석대상 기사의 1% 남짓한 사례에서 본문과 무관한 내용의 제목기사가 발견됐다 (윤영태`이준호, 2006).
<표 3> 부동산 관련 보도 기사 제목의 내용 참조 (자료: 윤영태`이준호 (2006))
<표 4> 사학법 관련 보도 기사 제목의 내용 참조 (자료: 윤영태`이준호 (2006))
한편 보도제목의 형태를 살펴보면 연구자들의 분석결과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지만 ‘본문직역서술형’보다는 ‘본문해석 서술형’ 혹은 ‘본문 인용형’이 더 자주 사용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6년 ‘부동산’과 ‘사학법’ 관련 기사를 분석한 윤영태`이준호에 따르면 본문의 내용을 제목의 글자 수에 맞춰 서술하는, 다라서 무미건조하며 독자의 주목률이 낮다고 평가되는 ‘본문직역서술형’은 각각 23.5%와 15.6%였다. 반면 데스크나 편집자의 권한과 재해석이 담긴 ‘본문해석 서술형’은 각각 54.4%와 49.3%였다. 또 기사 본문 속의 증언이나 편집자의 해석 등을 따옴표로 처리한 ‘본문 인용형’은 ‘부동산’ 21.2%, ‘사학법’ 35.1%였다 (윤영태`이준호, 2006).
한편 임동욱`정미정의 연구결과에서도 ‘본문직역 서술형’ 제목의 비중이 지배적이지 않다는 점이 확인되었다. ‘한미 FTA협정’ 관련기사의 제목을 분석한 결과 ‘본문직역 서술형’은 36.8%였고 ‘본문인용형’은 35.7%였다. ‘작전통제권’ 관련 기사의 경우 ‘본문직역 서술형’ 제목은 15.9%에 불과했다. 대신 ‘본문인용형’은 49.2%, ‘본문해석 서술형’은 34.8%였다. 신문별로 살펴보면 한겨레와 경향, 한국일보의 경우 그 제목 형태가 본문 직역 서술형과 본문 인용형이 거의 비슷한 비율로 나타났다. 조선일보는 본문인용형의 비율이 약 13%정도 더 높았으며, 동아일보의 경우에는 본문인용형이 본문직역 서술형의 두 배가 넘는 비율을 보였다 (임동욱`정미정, 2006).
<표 5> 신문사별 보도제목의 형태 참조 (자료 : 임동욱`정미정(2006)을 다시 연구자가 다시 정리함)
한국신문의 기사제목은 ‘긍정적인 해설`평가’보다 ‘부정적인 해설`평가’가 압도적으로 많은 것으로 분석되었다. 윤영태`이준호의 분석에 따르면 이러한 경향은 신문에 관계없이 지배적이며 ‘부동산’과 관련된 기사의 제목에서 ‘긍정적’ 비율은 6.8%, ‘부정적’ 비율은 27.5%였다. 또 ‘사학법’의 경우 긍정적으로 해설하고 평가한 제목은 6.8%, 부정적인 해설과 평가의 비중은 40.4%였다.
<표 6> 부동산 관련 보도 기사 제목의 방향 참조 (자료: 윤영태`이준호 (2006))
<표 7> 사학법 관련 보도 기사 제목의 방향 참조 (자료: 윤영태`이준호 (2006))
임동욱`정미정의 분석결과 역시 유사한 경향을 보이지만 ‘작전통제권’ 관련 기사에서 다소 차이를 보이고 있다. 분석대상 신문들 모두 긍정적인 해설과 평가보다는 부정적인 해설`평가가 더 많으나 다른 사안에 비해 조선`동아일보의 ‘부정적인 해설`평가’ 제목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이를테면 부정적인 제목의 비율은 ‘한미 FTA’ 보도에서 각각 39.4%, 32.8%였으나 ‘전시작전통제권’ 관련기사의 경우 47.3%와 53.2%였다. 반면 한겨레와 경향, 한국일보는 각각 19.0%, 32.7%, 22.1%였고 특히 한겨레는 ‘긍정적인 해설`평가’ 비중이 13.9%였다 (임동욱`정미정, 2006).
<표 8> 신문보도에 있어서 제목의 유형별 기사량 참조 (자료 : 임동욱`정미정(2006)을 다시 연구자가 다시 정리함)
신문기사의 제목이 기사 본문의 내용을 얼마나 반영하고 있는지, 구체적으로 기사본문의 기사방향과 기사제목의 방향이 일치하는지 여부를 조사한 결과, ‘기사의 전반적인 내용과 무관하게 부정적인 견해를 가지게 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동욱과 정미정의 연구에 따르면 기사본문과 기사제목의 내용 불일치 사례가 상당한 것으로 분석되었다. ‘한미 FTA협정’ 관련 기사에서 본문의 내용은 ‘단순한 사실의 제시’였으나 부정적으로 해설`평가된 사례가 2.8%, ‘중립적인 해설과 평가’ 기사였으나 부정적인 제목으로 처리된 경우가 10.49%였다. ‘전시작전통제권’의 경우 단순한 사실보도를 ‘부정적인 해설`평가’ 제목으로 처리한 비율이 7.04%, ‘중립적인 해설과 평가’ 본문기사를 부정적으로 다룬 비율이 11.19%였다. 이러한 경향은 첫째, 본문이 중립적인 내용인데 제목을 그 중 일부의 입장만을 반영하여 부정적으로 묘사하는 경우, 둘째, 본문에서 등장하는 취재원의 말을 부분적으로 인용하여 조합하는 경우, 셋째, 기사 본문에 포함되어 있는 말을 인용하면서 부정적인 평가를 덧붙이는 경우, 넷째, 제목에 과장되거나 선정적인 표현을 사용하는 기사로서, ‘삿대질’, ‘사투’, ‘세우기나 한 건지’, ‘찢어진 광복절’, ‘한입 두말’ 등의 선정적, 과격한 단어를 사용함으로써 기사내용전체를 부정적으로 바라보게 만드는 경우 등으로 분류, 평가됐다 (임동욱`정미정, 2006).
<표 9> 신문보도에 있어서 제목과 본문내용의 불일치 기사량 참조 (자료 : 임동욱`정미정(2006)을 다시 연구자가 다시 정리함)
이준웅 등은 한국신문의 ‘따옴표 저널리즘’ 문제가 신문의 기사제목까지 확산된 점을 확인했다. 제목에 직접 인용된 글이 기사본문에 없는 경우가 전체 분석대상 기사의 60%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직접 인용 제목 가운데 사실관계의 단순한 서술이나 정책관련 용어를 사용한 경우보다 인물의 의지나 감정을 표현한 경우가 더 많았으며 직접 인용 제목 가운데 약 38%가 익명의 정보원을 직접인용해서 제목에 제시하고 있다는 점을 제시했다. 이준웅 등은 직접 인용문이 제목에 등장하는 이유는 사실성 확립을 통해 신문사가 책임을 회피하려는 의도, 그리고, 언론의 선정주의가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객관적으로 보이기 위해서나 불편부당성 또는 불개입성을 강조하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선정성의 경우는 직접인용 제목이 독자의 주목과 관심에 민감한 언론인, 특히 기사적성이 아니라 편집의 단계에서 독자의 주목과 관심을 끌기 위해 뭔가 해야 한다고 믿는 편집 데스크가 현실적으로 의존하는 편집관행으로 사용됨을 시사한다고 보았다. 또 제목의 인용내용이 기사 본문의 내용과 일치하지 않은 것은 편집상의 단순한 실수이거나 신문매체 자체의 한계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이준웅외, 2007).
가차저널리즘이란 공인, 특히 정치인의 실수나 해프닝을 꼬투리삼아 집중적으로 반복, 보도하는 언론의 보도행태를 말하는데 박주현의 연구에 따르면 가차 저널리즘적인 보도는 기사의 제목과 사진, 만평, 만화 등에서 주로 나타났다. 가차저널리즘은 언론사의 정치적 또는 이념적 성향과 무관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이를테면 ‘이해찬 골프사건’을 분석한 결과 ‘조선’과 ‘동아’는 해설기사와 사설, 만평 등에서 <또 골프 말썽>, <입으로 정치한 사람>, <왕의 남자에 이어 이번엔 영의정의 남자>, <수입없이 치국에 나섰던 이총리의 뒤끝>, <거친 독설 잦은 화>, <이해찬의 얼굴, 참여정부의 얼굴> 등의 부정적인 제목과 함께 만평, 만화 등에서도 부정적인 보도 행태를 반복적으로 드러내 가차저널리즘의 성격을 강하게 보였다고 평가했다. 같은 연구에서 분석대상이 된 ‘이명박 테니스사건’의 경우 ‘한겨레’와 ‘경향’이 이해찬 골프사건에 대한 보도보다 ‘이명박 테니스사건’에 대해 더 부정적으로 보도한 것으로 나타나 대조를 이뤘다 (박주현, 2007:127-131).
한국과 미국간의 인용과 취재원의 적시를 분석한 박재영과 이완수의 연구에 따르면 한국의 신문은 미국의 신문에 비해 인용과 취재원 적시의 원칙을 잘 지키지 않을 뿐만 아니라 제목의 직접 인용구 빈도 역시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신문은 제목의 직접인용구를 기사당 0.44개를 사용했으면 미국 신문기사의 제목에서는 직접인용구가 발견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박재영 등은 미국 뿐만 아니라 세계 여느 나라의 신문들이 왜 직접인용구를 사용하는 관행이 잘 나타나지 않은지 걱극적으로 고민해 보아야 한다고 말한다. 국내 언론인들이 기사의 사실성을 높이기 위해 직접인용구를 사용한다고 말하고 있으나 이는 바로 그러한 이유 때문에 직접 인용구를 허용하지 않는 미국학자들을 무색케 한다는 것이다. 직접인용구는 기사 본문에 있는 수 많은 정보 중의 하나에 불과하므로 그것을 본문 활자보다 수십배나 더 큰 제목에 사용하면 기사 내용을 과대포장하거나 침소봉대할 수 있다. 그래서 다른 나라의 신문들은 오프라인 뿐 아니라 온라인 뉴스에서도 제목에 직접 인용구를 사용하지 않는다 (박재영`이완수, 2007). 한국의 미디어 특히 신문은 독자의 시선을 끌기 위해 사건을 과장하거나 확대하는 선정주의가 크게 작용하여 기사제목에 비정상적이고 강도 높은 표현들이 즐겨 사용된다고 지적받는다. 신문기사의 제목을 분석한 여러 연구들에서 무엇보다 사회면의 주관적 제목이 객관적 제목에 비해 많은 비중을 차지하며 범죄기사의 제목은 매우 자극적으로 다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윤영태, 2006).
한편 한국의 인터넷매체의 경우에도 종이신문과 유사한 제목달기 경향이 나타났다. 방영덕과 박재영은 인터넷 뉴스를 분석한 결과 전체적으로 기사선택이 선정적으로 이뤄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임의적인 제목편집이 발견되었다고 보고했다 (방영덕`박재영, 2009).
미국의 마르푸에츠 연구에 따르면 미국 필라델피아시에 소재한 일간지들의 기사제목 부정확성은 25%정도를 차지하였다. 즉 그의 연구에서 292개의 분석대상 기사 중 25%인 74개가 왜곡되거나 모호하고 75%가 정확한 것으로 분석되었다 (Marquez, 1980). 한국에서도 주요 일간지 사장이 자사의 기사내용과 기사제목이 동떨어진 경우가 발생해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일으킨다면서 개선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진바 있다.
현대 사회에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기사의 본문을 꼼꼼히 읽기보다는 제목만 훑고 지나가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제목의 중요성과 효과는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위에서 살펴보았듯이 한국의 신문들은 각 사안에 대해 신문사별로 가지고 있는 입장들을 반영하여 기사와 제목을 작성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한 모습은 기사의 전반적인 내용에서 드러나고, 제목의 왜곡에서도 드러나고 있다 (임동욱`정미정, 2006). 감정적이고 선정적인 기사제목이 독자의 시선과 관심, 흥미를 이끌어내는데는 효과적이지만 독자들의 인지과정 속에서 기사 내용을 정확히 인식하고 진지하게 신문을 읽어 실질적으로 뉴스의 취지나 방향에 공감하고 좋은 평가를 내리게 하는 데는 역효과를 유발할 가능성이 크다 (이준호, 2007). 즉 헤드라인의 ‘뻥튀기기’, ‘의미왜곡’ 그리고 내용 없는 유혹을 의미하는 속칭 ‘낚시질’ 등은 그것을 외면하는 독자에 의해 시장에서 퇴출될 수 밖에 없다 (이상국, 2007).
유홍식의 연구는 본문의 내용을 정확하게 반영하지 않는 기사제목은 언론 및 언론인의 신뢰성에 부정적인 평가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편향적인 기사제목은 보도 이슈의 중요성을 높여 수용자의 선택적 이용을 증가시킬 수 있다 하더라도 수용자의 정확한 판단 능력 때문에 해당 기사 및 언론매체의 신뢰도에 부정적 평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유홍식, 2009: 195). 온라인 신문기사의 제목과 개요의 효과를 연구한 조수선에 따르면 독자의 이해와 평가 측면에서 정보제목이 선정적인 제목보다 더 효과적인 반면 선호도는 선정제목이 정보제목보다 더 효과적인 것으로 분석되었다. 즉 신뢰도를 비롯한 전반적 측면에서 정보제목이 더 효과적이며 다만 선호도에 있어서만 선정제목이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조수선, 2005).
따라서 한국의 신문은 제목 선정에서 눈에 잘 띄는 기법만을 동원하기 보다는 본문 내용에 충실한, 조금은 재미는 없더라도 담담한 제목 선정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을 하여야 한다. 제목 선정에서의 담담하고 신중한 자세가 객관적인 보도에 한 발 더 다가서는 계기가 될 것이다 (임동욱`정미정, 2006).
4. 신문윤리위 위반사례의 검토
한국의 신문윤리강령이 제정된 것은 1957년이다. 1961년 신문윤리실천요강이 제정됐는데 1996년 신문윤리강령과 실천요강은 대대적인 개정을 거쳤다. 한국신문협회, 한국기자협회, 한국신문편집인협회는 1996년 4월 개정된 윤리강령과 실천요강을 선포했다. 언론의 책임을 강조하고 규제대상을 종전의 28개 부분에서 60개 부분으로 확대했다. 그리고 2009년 3월 4일 편협은 피의자의 사진공개 여부를 언론사 자율에 맡기는 것을 골자로 하는 신문윤리실천요강 개정안을 공포했다. 실천요강은 편집지침에 대해 규정하고 있다. 편집자는 사내외의 압력이나 억제로부터 자유로워야 하며 공개된 편집기준에 따라 독립적으로 편집해야 하고 또한 편집자는 기사내용을 과장하거나 왜곡하는 등 선정적인 편집을 해서는 안된다는 내용이다. 구체적으로 편집지침은 표제의 원칙, 편집 변경 및 선정주의 금지, 미확인 사실 과대편집 금지, 기고 기사의 변경 금지, 기사의 정정, 관계사진 게재, 사진조작의 금지 등을 규정하면서 편집자는 보도사진의 실체적 내용을 삭제, 첨가, 변형하는 등 조작해서는 안된다. 다만 편집의 기술적 편의를 위해 부득이한 경우 최소한의 조작기법을 사용할 수 있되 그 사실을 밝혀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한국신문윤리위원회의 ‘주관적 신문기사 제목’ 심의결정 자료에 따르면 윤리강령과 실천요강의 보도준칙과 편집지침 등을 위반한 사례들에 대해 주의 및 경고 조치가 결정되었다. 건전한 여론형성에 앞장서야 할 언론의 정도에서 크게 벗어났다고 판단되었기 때문이다. 인용표시조차 없이 기사제목을 처리한 예, 익명의 평가자들의 평가를 제목에 반영한 사례, 편집자의 특정한 시각이나 의견을 기사제목에 제시하고 있는 사례, 편집자 개인의 가치판단을 반영한 예, 객관적인 근거를 제시하지 않는 채 비난하고 있는 사례, 노골적으로 특정 행위를 비난하는 표현을 사용하는 사례, 사설과 별 차이를 보이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는 사례 등 지적의 범위는 광범했다. 이러한 사례에 대해서는 발표장의 발표자료에서 상세하게 다루기로 한다.
5. 법적 사례의 검토
실제로 신문기사의 제목이 명예훼손 등 인격권 침해로 다뤄진 사례를 수집해 그 특성과 법원의 판결 법리를 살펴보기로 하자.
【사례 1】 <일본잡지누드사진 국내잡지 포르노둔갑> 사건
법원은 일본의 시사주간지에 게재된 국내 사진작가의 누드사진을 그 승낙없이 국내 월간잡지에 인용.게재하면서 원래의 제목과 다른 제목을 붙임으로써 작가의 저작인격권을 침해하고 동시에 그 명예도 훼손하였다고 판단했다. 국내 월간잡지들은 일본의 시사주간지에 게재된 국내 사진작가의 누드사진을 그 승낙없이 원래 위 시사주간지에서 위 작가와 그 작품들을 소개하면서 붙였던 제목인 “한국からのヌ-ド비장사진 を-거대공개”라는 제목과 달리 “한국여대생 연예인 누드사진이 포르노로 둔갑” 또는 “사진예술작품들 일본으로 건너가 포르노성 기획으로 전락”이라는 제목을 붙여 월간잡지에 인용`게재하였다. 이에 대해 법원은 이러한 행위는 작가의 저작인격권을 침해한 것일 뿐 아니라 위 작품들을 “포르노로 둔갑” 또는 “포르노성 기획으로 전락”이라고 표현함으로써 동시에 위 작가의 명예도 훼손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판시했다.
【사례 2】 <부터>와 <벌써> 사건
전직 국회의원을 지낸 원고 김모씨는 2000년 제16대 국회의원선거에서 서울 광진갑 선거구에 출마했다가 낙선했다. D일보는 <상대후보 전과를 캐라>는 제목과 <민주-한나라 치열한 폭로전>이라는 소제목, <길가에서 방뇨.... 주민폭행> 및 <대학때부터 대마초 흡연>이라는 중간제목의 기사를 내보냈다. 법원의 확인에 따르면 원고 김모씨는 대학시절 대마관리법위반죄로 1심에서 징역8월, 집행유예 2년의 형을 선고받고 항소하여 2심에서 선고유예를 받은 전력이 있으나 그 이후는 같은 전과로 처벌받은 사실이 없다. 법원은 “기사가 제목과 본문으로 구성되어 있는 경우 제목만 따로 떼어 개별로 명예훼손 여부를 판단해서는 안되지만, 기사의 제목이 본문과 전혀 다른 결론에 이르게 할 정도의 관념을 독자에게 불러일으킬 경우는 기사 제목에 의한 명예훼손도 성립한다”고 판단하고 2천만원의 손해배상 판결했다. 기사의 본문내용은 원고가 대학시절 대마초를 흡연한 전과가 있다는 것임에 반하여 기사 제목은 ‘대학때부터 대마초 흡연’으로 돼 있어 기사의 제목을 읽은 본문을 읽게 되는 일반 독자의 입장에서는 위 제목이 주는 강한 인상으로 인하여 원고가 대학시절 이후 현재까지 대마초를 흡연하고 있다는 관념을 가지기에 충분하다, 고 판단했다. 피고 D일보는 ‘대학때부터 대마초 흡연’은 ‘대학때 벌써 대마초를 흡연한 경험이 있다’는 의미라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신문기사를 통한 명예훼손 여부판단은 “일반독자가 가지는 인상이 기준”이라면서 D일보의 주장대로만 해석되는 것이 아니고 독자들은 이 기사로 인하여 원고가 대학때부터 현재까지 대마초를 흡연하고 있다고 오인함이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더불어 법원은 D일보의 편집기자가 의도적으로 위 제목에 ‘부터’라는 조사를 덧붙여 상대 정당의 후보에게 반사적인 이익이 가도록 만들었다는 원고의 주장을 인정할만한 증거가 전혀 없다면서 배척했다. 그러나 법원은 위 편집기자가 선택가능한 다양한 제목 가운데서 <대학때부터 대마초 흡연>이라는 제목을 사용해 독자들로 하여금 오인하게 만든 제목 작성에 있어서 주의의무 위반의 과실이 있다고 판단했다.
【사례 3】 <돈의 노예들> 사건
뉴스위크사는 과소비, 배금주의 풍조 등 사회적으로 부정적 평가를 받고 있는 문제들을 주된 내용으로 하는 “너무 빨리 부자가 되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하였다. 그 중간에 “돈의 노예들:이화여자대학교 학생들”이라는 부제를 단 여대생 사진을 그들의 동의 없이 무단수록했는데 법원은 미국 뉴스위크사에 대하여 초상권침해 및 명예훼손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했다.
법원은 사치와 과소비 또는 배금주의 풍조 등 사회적으로 부정적 평가를 받고 있는 문제들을 주된 내용으로 하는 기사의 중간에 위 사진을 삽입하면서 “돈의 노예들”이라는 부제까지 달아 놓아, 그 사진 속에 나오는 사람들이 최소한 그 기사에서 나오는 부정적 측면 또는 위 부제에서 의미하는 내용과 관련되어 있거나 그러한 경향이 있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할 수 있게 함으로써 원고들의 명예를 훼손하였다고 판시했다.
【사례 4】 <표백제> 사건
B신문은 1994년 9월8일부터 14일에 걸쳐 <수입음료에 표백제>, <표백제 함유 미산 음료 매년 수천t 수입>, <미산 음료 표백제 등 함유 알고도 방치, 부산검역소-수입업체 유착의혹>, <국립검역소가 국민건강 외면, 표백제든 수입음료 파장> 등의 제목으로 원고의 수입제품인 ‘킹스베리’에 표백제가 검출됐으며 부산 검역소와 유착하여 검사르 f하지 않은 채 통관시키고 이를 시중에 유통시키고 있다는 취지의 기사를 보도했다. 중재신청을 했으나 조정불성립되자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
1심법원은 공공의 이해를 다룬 사안으로 내용이 진실의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다며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으나 항소심은 위자료 3천만원을 배상하라며 원심판결을 취소했다. 항소심 법원은 “기사가 제목과 본문으로 구성되는 경우 독자의 주의를 환기하고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표제(제목)의 성질상 다소간의 과장은 허용된다고 하더라도 그 표제만 읽고 본문을 읽지 아니하는 독자가 적지 아니하므로 본문과는 전혀 다른 결론에 이르게 할 정도로 과장, 윤색된 제목은 그 제목만에 의한 명예훼손도 성립한다”고 판시했다. 항소심 법원은 해당 사건의 각 기사 내용의 전체 흐름과 표제 및 부제를 함께 고러해 볼 때 원고회사의 이 사건 제품은 암 등 질병을 일으킬 수 있는 인체에 유해한 제품이고 관계기관에 로비활동을 하여 정밀검사없이 수입, 통관하여 유통시키고 있다는 인상을 주고 있다 할 것이므로 원고에 대한 명예훼손의 불법책임을 면할 수 없다, 고 판결했다.
【사례 5】 사건
법원은 같은 지역의 J일보가 다른 J신문을 상대로 제기한 ‘정정보도청구소송’에서 정정보도문을 게재하라고 결정했다. J신문은 1995년 8월 22일자 신문에 <미화부도 3백39억원>이라는 대제목아래 이라는 소제목을 달고 ‘경찰의 수사결과 부도 규모는 3백39억여원으로 드러났다. J일보 명의로도 당좌와 어음 25억 3천만원을 발행해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이에 J일보측은 J일보 명의로 발행된 수표 및 어음의 액면합계금에 대해서는 모두 결제, 지급됨으로써 부도가 발생하지 않았다면서 정정보도를 요구했다. J일보는 언론중재위원회에 중재신청을 했으나 J신문은 <신문의 속성상 제목은 간략히 표현할 수 밖에 없고, 기사 내용을 보면 독자들에게 오해를 유발할 소지가 없다>는 이유로 정정요구를 거절해 소송이 제기되었다.
법원은 이 사건 본문기사에는 신청인의 부도사실은 명시되지 않고 다만 소외 아무개가 신청인 언론사 명의의 당좌수표 및 어음을 유용하였다는 취지의 기사가 게재됐으나 위와 같이 <미화부도 3백39억>이라는 제목과 함께 이라는 소제목이 게재됨으로써 해당 지역에서는 위 소제목 내용에 의하여 마치 신청인 언론사가 또한 부도가 발생하였다고 오인될 소지가 충분히 있다면서 신청인 언론사가 명예나 사회적 신용 등 인격적 법익에 피해를 받았다고 판시했다. J신문측은 이 기사가 OO경찰서장의 발표내용을 그대로 기사화 한 것일 뿐이고, 사건 기사의 본문에서 소제목 내용과는 조금 다르게 ‘,,,,,,, ’사용‘,,,,’라는 내용의 기사를 게재하여 신청인 회사에 부도가 발생한 것이 아님을 직접적으로 보도하였을 뿐만 아니라 이후 기사에서 미화사건관련 부도내역을 밝히면서 J일보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고 이후 또 다른 일간지에서도 이와 같은 내용의 기사가 게재됐으나 J일보에 대한 언급이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신청인 언론사가 미화부도와 관련이 없다는 것을 해당 지역세어는 간접적으로 보도됐다, 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이를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사례 6】 <날조 v 날조혐의> 사건
A잡지사의 발행인인 손모씨는 1992년 4월 A잡지에 <김영삼은 나의 아버지, 김영삼에게 숨겨 놓은 딸 있었다>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이 글은 LA에서 발행되는 ‘매일신문’에 실린 기사를 기초로 작성됐으며 잡지는 25,000부를 인쇄, 시중에 배포했다. 손모씨는 허위의 사실을 적시해 김영삼 전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구속되고 서울형사법원에 기소됐으며 1992.6.1.김전 대통령으로부터 고소가 취하돼 공소기각판결을 받아 석방되었다. B신문은 1992.6.2.신문에 <민자대표 기사 날조 손OO 피고인 석방> <피해자측 소취하> 제하의 1단 기사에서 ‘서울형사지법 XXX판사는 1일 민자당 김영삼 대표최고위원의 사생활을 날조해 기사화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월간지 발행인 손OOO 피고인(51)에 대해 김대표측이 고소를 취하함에 따라 손씨를 석방했다>는 내용의 기사를 실었다.
법원은 ‘무릇 활자로 작성된 대중매체인 신문이 그 기사에 의하여 보도하는 내용은 통상의 건전한 상식을 가진 사회적 평균인인 독자의 수준에 따라 이해되어야 할 것이고, 기사가 제목과 본문으로 구성되는 경우에 기사의 내용은 그 전체로 판단되어야 하며, 단순히 제목만으로 그 기사내용을 파악할 것은 아니라 할 것이다’ 을 기준을 제시했다.
법원은 ‘이러한 관점에서 보건대, 피고가 발행한 1992.6.2.자 ‘서울신문’의 기사에 ‘기사날조’라고만 제목에 표시함으로써 그 제목만 본다면 원고가 기사를 날조한 것이 사실이라고 오인될 소지가 있기는 하나, 그 기사내용과 함께 그 전체적인 취지를 파악할 때, ‘기사날조’라는 것은 원고의 혐의내용일 뿐이라는 점은 쉽사리 알아차릴 수 있는 것이므로, 피고가 허위의 사실을 적시하였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즉, ‘위 기사의 본문내용에 의하면, 원고가 위 김영삼의 사생활에 관한 허위의 사실을 적시한 기사를 실은 잡지를 시중에 배포하여 위 김영삼의 명예를 훼손하였다는 혐의를 받았고, 그러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사건의 공판진행 중 위 김영삼의 고소취소에 의하여 법원이 원고를 석방하였다는 내용으로 충분히 이해할 수 있으므로, 위 기사의 제목인 “민자대표기사 날조 원고성명 생략피고인 석방”, “피해자측 소취하”는 위 기사의 내용을 압축한 것에 불과한 것이고, 그 전체적인 취지는 당시의 원고에 대한 수사 및 공판진행에 관한 객관적인 사실을 표현한 것이라고 보여진다’는 것이다.
【사례 7】 <김일성 애도편지> 사건
원고 정인수는 1991년 강원도의회의원 선거에 당선되어 1996년까지 도의원으로 활동하였다. 도의원재직중 남북강원도 교류협력을 위해 당국의 접촉승인을 받고 북측인사를 만나 김정일에게 보내는 편지를 전달했다. 편지는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 김정일 인민군 총사령관 귀하, 안녕하십니까, 김일성 주석께서 서거 이후 애통한 마음올 나날을 보내셨을 총사령관께 삼가 위로와 격려 말씀드립니다”로 시작되었다. 주된 내용은 강원도 도의회와 북강원도 인민위원회 사이의 자매결연, 남·북 강원도 의원세미나 개최, 특산물 교환, 문화·체육행사 교류, 학생 수학여행단 교류, 남북청소년 야영대회 개최 등 남·북 강원도 교류 사업이 성사될 수 있도록 김정일이 적극 협조하여 달라는 것이었다. 국가보안법위반혐의 등에 대한 당국의 조사결과 무혐의처리되었다. G일보는 1995.4.9일부터 같은해 9.6일까지 모두 17차례에 걸쳐 관련기사를 내보냈다. 1995.4.9.기사에서 <김정일에 김일성 사망 애도편지>라는 내용의 제목을 사용한 이래 계속 게재된 기사에서 <김일성 사망 애도편지>, <김일성 애도편지>, <김일성 애도서신>, <김일성 애도 도의원 3명> 등의 제목을 반복 사용하였다.
법원은 “명예훼손이라 함은 고의 또는 과실로 사람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구체적인 사실을 적시함으로써 성립하는 것으로서, 신문보도에 의한 명예훼손의 성립 여부는 기사의 객관적인 내용과 아울러 일반 독자가 기사를 접하는 통상적인 방법을 전제로 기사의 전체적인 흐름, 사용된 어휘의 통상적인 의미, 문구의 연결방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그 기사가 독자에게 주는 전체적인 인상도 그 판단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판시하고 “ 신문기사의 제목은 본문의 내용을 간략하게 단적으로 표시하여 독자의 주의를 환기하고자 하는 의도 하에 붙여지는 것으로서, 신문기사의 명예훼손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제목과 본문을 포함한 기사 전체의 취지를 전체적으로 파악하여 명예훼손 여부를 판단하여야 하고, 제목만을 따로 떼어 개별로 명예훼손 여부를 판단하여서는 아니될 것이지만, 기사 본문의 내용과 다른 인상을 주는 특정한 제목의 기사가 여러 차례에 걸쳐 지속적으로 반복하여 게재되어 일반 독자가 그에 대하여 일정한 고정관념을 가지게 될 우려가 있는 경우에는 그 제목의 게재행위 자체가 본문과는 별도로 명예훼손이 될 수도 있다”고 판단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G일보가 “여러 차례에 걸쳐 지속적으로 ‘김일성 사망 애도편지’, ‘김일성 애도편지’, ‘김일성 애도서신’, ‘김일성 애도 도의원 3명’ 등의 제목을 반복하여 사용함으로써 일반 독자들로 하여금 원고 일행이 김일성의 사망을 애도하기 위하여 이 사건 편지를 보낸 것이라는 인상을 강하게 주고 있으며, 위 일간신문의 위와 같은 일련의 보도는 전체적인 인상으로 보아 충분히 원고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내용을 담고 있다”고 판단했다. “제목을 포함한 전체 기사의 취지는 이 사건 편지에 대한 통일원의 조치 내용과 수사기관의 수사상황을 전하는 형식으로 원고 일행이 김일성의 사망을 애도하기 위하여 이 사건 편지를 작성 전달하였다는 인상을 강하게 주고 있을 뿐이며, 그 밖의 기사는 제목에서 김일성 애도편지 등으로 일단 이 사건 편지의 성격을 단정적으로 규정한 다음, 본문에서 이 사건 편지의 성격에 대하여는 아무런 설명도 없이 이 사건 편지에 대한 통일원의 조치 내용 또는 수사기관의 수사 내용을 전하는 형식” 혹은 “이 사건 기사들은 그 제목과 본문을 포함한 기사 전체의 취지로 보더라도 원고 일행이 김일성의 사망을 애도하기 위하여 이 사건 편지를 보낸 것이라는 인상을 주기에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사례 8】 <회사기밀 유출 간부 구속 보도> 사건
대법원은 “신문이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내용의 보도를 한 경우, 그 보도 내용이 진실인가의 여부는 기사 본문의 내용뿐만 아니라 제목과 본문의 크기 및 배치, 본문의 길이 등도 종합적으로 참작하여 일반 독자들이 보통의 주의와 관심을 가지고 통상 기사를 읽는 방법에 의하여 기사로부터 받을 인상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면서 “신문사 일간신문 기사는 그 제목이 본문에 비하여 활자의 크기나 지면 면적에 있어 훨씬 크고, <회사기밀 유출 간부 구속>, <경쟁사에 자사 유통조직 등 알려>라고 되어 있어 원고의 범행을 단정하는 듯한 문구를 사용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러한 기사의 제목과 아울러 본문의 내용 또한 원고의 범행 동기와 그가 누설한 회사기밀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적시하고 있고, 원고의 범행이 진실임을 전제로 수사당국이 수사의 범위를 확대할 예정인 것처럼 ‘유공 등 관계자에 대해서도 사전공모 여부를 수사할 방침’이라고 검찰 관계자의 말을 그대로 인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바, 제목의 크기나 표현된 문구에 비추어 대부분의 일반 독자들로서는 먼저 기사 제목에 의하여 원고의 범행사실에 대한 강한 인상을 받은 다음 본문은 대충 읽어 넘어가기 쉽고, 본문을 자세히 읽어보더라도 원고의 범행 동기와 그가 누설한 기밀이 구체적으로 기재되어 있어 원고가 단순히 범죄 혐의를 받고 있다는 인상을 받기보다는 경쟁업체에 스카우트되기 위하여 회사기밀을 누설하였을 것이라는 인상을 받을 것으로 보여지므로, 그 보도가 ‘…혐의를 받고 있다.’는 형식으로 되어 있고 또 원고가 그러한 혐의를 받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원고가 회사기밀을 누설한 것이 사실이라는 증명이 없는 이상 그 신문 보도가 진실이라는 입증은 없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라고 판시했다.
【사례 9】 <내연녀> 사건
경찰의 공식적인 보도자료가 아닌 수사과정에서의 내부문서를 기초로 하여 N언론사는 <내연녀 살해 30대, 죄책감 자수>라는 제목으로 보도하고 Y언론사는 <직장 상사가 20대 여직원 살해>라는 제목으로 다뤘다. 경찰 내부자료에 의하면 경기도 분당구 소재 모 기업과장인 이모씨는 직장동료인 황모씨를 목졸라 살해한 후 사체를 유기한 혐의로 조사를 받았다. 유부남인 이모씨는 숨진 황모씨와 10개월간 사귀어 왔다고 경찰이 밝혔다. 법원은 ‘이모씨와 황모씨가 10개월전부터 사귀어왔다’는 보도내용을 진실로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다만, 이 사건의 수사관계자들이 이 사실을 진실하다고 믿는데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여지고 따라서 B언론사 역시 ‘10개월 전부터 사귀어 왔다’는 것을 진실로 믿는데 상당성이 인정된다고 보았다. 그러나 상당성이 인정되는 수사관계자의 보도자료 및 기사내용을 넘어서 <내연녀>라고 적시한 것은 진실성이 부족하고 상당성 또한 인정된다거나 취재 및 기사 작성에 있어서 주의의무를 다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손해배상 인용판결했다. 법원은 ‘내연녀’란 남녀가 혼인을 했거나 또는 그 뜻을 가지고 한집에 살기는 하나 아직 신고를 하지 못한 관계를 의미하는 단어라면서 ‘내연녀’라는 표현을 기사의 제목에 사용함으로써 황모씨의 유족인 원고들의 인격적 법익을 침해했다고 판단했다.
【사례 10】 <낙선운동> 사건
<권력 멀리해야 할 단체가 정부 돈 받고 ‘낙선운동’>이라는 제목, , <중앙단체중 8곳 4,000만-1억3천만원씩 산하 지방조직이 따로 지원받고 참여도>라는 부제목으로 기사화 한 사건에서 대법원은 원심판결 중 피고들 패소부분을 파기하고 서울고법에 환송했다.
대법원은 “신문기사의 제목은 일반적으로 본문의 내용을 간략하게 단적으로 표시하여 독자의 주의를 환기시켜 본문을 읽게 하려는 의도로 붙여지는 것이므로, 신문기사의 명예훼손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제목이 본문의 내용으로부터 현저히 일탈하고 있어 그 자체만으로 별개의 독립된 기사로 보지 않을 수 없는 경우 등과 같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제목만을 따로 떼어 본문과 별개로 다루어서는 아니 되고, 제목과 본문을 포함한 기사 전체의 취지를 전체적으로 파악하여야 한다”고 판시했다.
【 참고문헌 】
김사승 (2009). 뉴스생산 관행분석을 통한 정파성 뉴스 생산 이해. 한국언론재단 <‘언론의 정파성 문제’ 세미나> 자료집.
김영욱 (2009). 독자가 본 한국 언론의 정파성. <미디어인사이트>, 통권 12호.
김형기 (2009). 신문윤리강령 및 실천요강 개정 추진과정과 내용. <신문과 방송>, 3월호, 126-129.
김희진 (2000). <신문 헤드라인 뽑는 법>, 커뮤니케이션북스.
박선홍 (2002). 신문편집론. 서정우 편저, <현대신문학>, 나남, 229-266.
박성희 (2004). <신문의 사회면 비교분석>, 미디어연구소.
박재영 (2009). 한국 언론사들의 정파성 지형. 한국언론재단 <‘언론의 정파성 문제’ 세미나> 자료집.
박재영`이완수 (2007). 인용 (quotation)과 취재원 적시 (attribution)에 대한 한미 신문비교. <한국언론학보>, 제51권 제6호, 439-468.
박주현 (2007). 가차 저널리즘 (gGotcha Journalism)의 뉴스담론 구성에 관한 탐색적 연구: 이해찬골프사건과 이명박 테니스사건을 중심으로. <언론과학연구>, 제7권 제1호, 108-143.
방영덕`박재영 (2009). 인터넷 뉴스의 기사선택과 제목편집: 미디어다음과 조선닷컴의 경우. <한국방송학보>, 제23-3호, 86-122.
오수정 (2008a). 2008언론수용자 의식조사1: 구독률, 열독률, 영향력과 신뢰도. <신문과 방송>, 7월호, 146-149.
오수정 (2008b). 2008언론수용자 의식조사2: 매체 이용정도 및 행태변화. <신문과 방송>, 8월호, 62-66.
오수정 (2008c). 2008언론수용자 의식조사3: 매체보도 및 언론인 평가. <신문과 방송>, 9월호, 154-157.
오수정 (2008d). 2007 신문사 경영실적 분석. <신문과 방송>, 5월호, 168-173.
오수정 (2009a). 최근 10년간 신문사 경영성과 변화 (1999-2008). <신문과 방송>, 11월호, 114-121.
오수정 (2009b). 2008년 신문결산분석. <신문과방송>, 5월호, 52-60.
윤영태 (2006). 무엇이 불량제목인가. <신문과 방송>, 11월호, 26-29.
윤영태`이준호 (2006). 신문기사 제목, 무엇이 문제인가: 부동산과 사학법기사를 중심으로. 한국편집기자협회`한국언론재단 공동주최 <신문제목, 이대로 좋은가?> 세미나 자료집.
윤중식 (2001). 공정보도와 신문제목: ‘신문고시’에 관한 신문제목을 중심으로. 한국편집기자회주최 <신문제목이 공정보도에 미치는 영향> 세미나 자료집.
이상우 (1982). 헤드라인의 기능과 실제: 한국 신문들이 안고 있는 문제점을 중심으로. <언론중재>, 가을호.
이승선 (2009). 미디어법 개정과 지역언론의 생존전략. 한국언론정보학회 봄철 학술대회발표논문.
이종혁 (2009). 시민들은 언론의 정파성을 어떻게 보고 있나?. 한국언론재단 <‘언론의 정파성 문제’ 세미나> 자료집.
이준웅 외 (2007). 기사제목에 포함된 직접인용부호 사용의 문제점과 원인. <한국언론학보>, 제51권 3호, 64-90.
임동욱`정미정 (2006). 제목뽑기와 언론보도: 한미FTA와 전시작전통제권 기사를 중심으로. 한국편집기자협회`한국언론재단 공동주최 <신문제목, 이대로 좋은가?> 세미나 자료집.
임영호 (2001). <신문원론>, 연암사.
임종업 (1998). <신문기사 제목달기>, LG상남언론재단.
전병선 (2004). <헤드라이닝: 신문 제목달기의 원칙과 기술>, 커뮤니케이션북스.
정여훈 (2006). 신문 제목의 유형 및 그 실현 양상. <사회언어학>, 제14권 제1호, 85-113.
정태철 (2001). 신문의 전문성 측면에서 본 신문제목의 문제. 한국편집기자회주최 <신문제목이 공정보도에 미치는 영향> 세미나 자료집.
정태철 (1995a). 신문환경의 변화에 따른 신문제목의 문제점. <경성대학교 논문집>, 제16집 제1권, 247-275.
정태철 (1995b). 제목소비자의 증가와 신문제목의 이해도. <한국언론학보>, 제33호, 203-228.
조수선 (2005). 온라인 신문 기사의 제목과 개요 효과. <한국언론학보>, 제49권 제2호, 5-32.
최종수 (1982). 신무제목 이대로 좋은가: 한`일`미 6개의 비교분석. <언론중재>, 가을호.
최진우 (1982). 신문기사 표제의 문제점. <언론중재>, 가을호.
한국편집기자회 편 (1991). <신문편집: 이론과 실제>, 녹원출판사.
Marquz, F.T. (1980). How accurate are the headlines? Journal of Communication, 30 (summer), 30-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