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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3차 심의결정 현황 / [기사] 신문윤리강령 위반

주의

2016-1216 백남기씨 "병사" 진단은 준비된 시나리오?: 내일신문 발행인 장 명 국

주 문

내일신문 2016년 10월 4일자 20면「백남기씨 ‘병사’ 진단은 준비된 시나리오?」제목의 기사에 대하여 ‘주의’ 조처한다.
이 유

  1. 내일신문은 위 적시 기사에서 다음과 같이 보도하였다.

『지난 25일 숨진 고 백남기 농민의 '병사' 사망진단서를 놓고 논란이 잦아들지 않고 있다. 서울대병원은 연휴 동안 특별위원회까지 구성해 백씨 사망진단서에 대한 판단 결과를 내놓았고 백씨 주치의가 나서서 "외압은 없었다"고 해명했지만 의혹은 더욱 커지는 모습이다. 유족들은 지난해 11월 14일 백씨가 서울대병원으로 실려온 후 수술을 하게 된 과정에 서울지방경찰청 등이 개입한 과정, 사망진단서를 작성한 레지던트가 상급자에게 지시를 받은 정황 등을 제시하면서 외압 의혹을 재차 제기했다.
  백씨 유족과 백남기투쟁본부에 따르면 경찰 물대포에 쓰러진 백씨가 서울대병원으로 실려온 후 수술까지 가는 과정은 여러 모로 이례적이었다. 백씨 딸인 도라지씨에 따르면 초반에 백씨를 진단한 신경외과 조모 교수는 '수술 불가' 결론을 내리고 "뇌출혈이 너무 커서 수술 자체가 불가능하다. 집 근처 요양병원에 모시라"고 말했다. 그런데 상황이 달라진 것은 백씨가 병원에 실려온 지 약 3시간이 지난 밤 10시반경이었다.
  도라지씨 설명에 따르면 10시반경 등산복 차림으로 응급실에 나타난 백선하 서울대병원 교수는 백남기씨 가족들에게 수술을 하겠다고 말했다. 3일 기자회견에서 유족들이 공개한 동영상을 보면 백 교수는 수술을 마친 다음인 지난해 11월 15일 새벽 백씨 가족들에게 "응급실에 막 오셨을 때는 뇌뿌리반사나 통증반응이 전혀 없었는데 반사반응이 조금 있어서 수술을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의사들은 이같은 과정이 매우 이례적이라고 지적했다. 김경일 서울시립 동부병원 전 원장(신경외과 전문의)은 "수술 불가 결론이 나고 한 시간이나 지난 상황에서 갑자기 다시 수술을 한 것"이라면서 "이는 매우 이례적인데, 백 교수가 진단서에 병사라고 적기 위해서 수술과 연명치료를 강행한 것 아닌가 의문이 든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백 교수가 백남기 농민의 주치의를 맡게 된 과정에 경찰이 개입한 정황도 제시됐다. 백씨 유족의 법률대리인을 맡고 있는 이정일 변호사는 "소송 과정에서 확보한 경찰측 해명에 따르면 구은수 전 서울경찰청장(백 농민이 물대포를 맞았을 당시 서울청장)은 백 농민의 부상 사실을 인지한 직후 혜화경찰서장을 서울대병원으로 보내 서울대병원장에게 긴급히 협조요청을 해 신경외과 최고 전문의인 백선하 교수가 수술을 하도록 했다"면서 "백씨에 대한 수술 및 연명치료 결정에 외부적으로 어떤 판단이 있지 않았나 추정된다"고 주장했다. 도라지씨 역시 "경찰서장이 전화 했다고 해서 대학병원 교수가 그 밤중에 올까 싶었는데 정말 오더라"고 말했다.
  사망진단서 작성과정 역시 석연치 않다. 백 교수 설명에 따르면 사망진단서를 작성한 사람은 전공의(레지던트)로 백 교수가 불러주는 대로 쓰도록 지시했다. 그런데 당시 레지던트와 함께 있던 도라지씨 남편은 "레지던트가 사망진단서를 쓸 때 옆에 있었는데 상급자와 통화를 하면서 '병사요?'라고 3번 되묻더라"면서 "신찬수 진료부원장이나 백 교수에게 지시를 받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앞서 3일 오후 서울대병원 특위는 기자회견을 열고 백씨의 사망진단서가 일반적인 사망진단서 작성 형태와 차이가 있고, 작성 지침 원칙에 어긋난다는 점을 인정했다. 그러나 특위 위원장을 맡은 법의학자 이윤성 교수(서울대 의대 법의학교실)는 "내가 주치의였다면 외인사라고 기록했을 것"라면서도 사망원인 판단은 담당 의사 재량이라면서 '병사' 진단서에 면죄부를 줬다.
  의료연대본부 서울대병원분회는 특위 발표 후 성명을 내고 "고 백남기 농민의 사망진단서를 쓰는 레지던트가 누군가에게 전화를 받아서 '병사요? 병사로 쓰라고요?'라고 반문을 한 것에 대한 해명도 없었다. 응급실 도착 시 소생 가능성이 없다고 해놓고 누가, 왜 수술을 지시하였는지에 대한 진실도 밝히지 않았다"면서 "서울대병원은 백 교수에게 책임을 떠넘기고, 백 교수는 서울대병원을 믿은 가족에게 사망책임을 돌리는 파렴치함마저 서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한편, 백씨 시신에 대한 조건부 부검영장을 둘러싼 논란도 현재진행형이다. 지난달 30일 백씨 유족 변호인측은 영장의 전문을 공개하라고 경찰측에 정보공개신청서를 냈다. 영장에 달려 있는 조건을 지키지 않아도 경찰이 일방적으로 부검을 실시할 여지가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경찰은 관련 규정을 살펴보는 중이다. 형사소송법 118조에 따르면 압수·수색영장은 처분을 받는 자에게 반드시 제시하도록 돼 있어 경찰이 뚜렷한 이유 없이 영장을 공개하지 않을 경우 위법 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 http://www.naeil.com/news_view/?id_art=211873 >

  2. 위 기사에 대하여 윤리위원회는 다음과 같이 판단한다.

  내일신문의 위 기사는 백남기씨 사인(死因)과 관련해 서울대병원의 ‘병사(病死)’라는 결론이 사전에 준비된 시나리오일 수도 있다는 기조로 쓴 것이다.
  신문은 유족 등의 말을 빌어 세 단계, 즉 △지난해 11월 14일 백씨가 서울대병원으로 실려온 후 수술을 하게 된 과정 △수술과정에 서울지방경찰청 등이 개입한 과정 △백씨의 사망진단서를 작성한 레지던트가 상급자에게 지시를 받은 정황에 대해 외압의혹을 제기했다.
  기사 순서를 시간 순서로 다시 배열해보면 먼저 백 씨가 다친 사실을 알고 허운수 서울지방경찰청장이 서울대병원에 백선하 교수가 수술을 하도록 협조요청을 했고, 백 교수는 신경외과 교수가 백씨에 대한 “수술불가” 결론을 내렸는데도 이례적으로 약 3시간이 지난 밤 10시반경 등산복차림으로 나타나 수술을 했다는 것이다. 또 10개월이 지나 백씨가 사망한 뒤 사망진단서를 쓰는 과정에서 레지던트가 상급자로부터 “병사”라는 지시를 전화로 받았다는 것이다. 이런 의혹들은 백씨 유족과 변호인, 인도주의실천의사협회 소속 의사 등이 제기한 것이다.
  기사에 따라 해석하자면 백 교수는 지난해 11월 14일 백 씨가 경찰의 물대포에 맞은 당일, 즉 10개월 전부터 외부적으로 ‘준비된 시나리오(?)’에 따라 움직인 것처럼 읽힌다.
  이런 주장들은 백 교수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할 수 있는 내용인데도 신문은 백 교수에게 반론의 기회를 주려는 노력을 보이지 않았다.
  이런 제작행태는 신문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훼손할 수 있으므로 신문윤리실천요강 제3조「보도준칙」⑤(답변의 기회)를 위반했다고 인정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적용 조항

신문윤리실천요강 제3조「보도준칙」⑤(답변의 기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