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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6차 심의결정 현황 / [기사] 신문윤리강령 위반

주의

2016-1052 노조 파괴 손들어준 판결…단일 대오 산별노조 근간 흔들: 경향신문 발행인 이 동 현

주 문

경향신문 2016년 2월 20일자 3면「‘노조 파괴’ 손들어준 판결…‘단일 대오’ 산별노조 근간 흔들」기사의 제목에 대하여 ‘주의’ 조처한다.
이 유

보도하였다.

『대법원이 19일 산업별노조의 하부조직이 기업별노조로 조직형태를 바꿀 수 있는 길을 넓혀줌으로써 산별노조 체계의 근간이 흔들릴 가능성이 커졌다. 1997년 노조법 제정 당시 조직형태 변경제도가 도입된 것은 기업별노조가 산별노조로 전환하는 것을 쉽게 하기 위한 것이었다. 민주노총 산하의 산별노조들은 대부분 이 제도를 활용해 산별노조 체계를 구축해왔다. 산별노조는 같은 산업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이 하나의 노조로 조직된 것이다. 함께 모여 단결권을 극대화하고 교섭력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이다.
  민주노총 조합원들의 산별 전환율은 80%로, 민주노총 안에는 금속·공공운수·사무금융·보건의료산업·공무원·언론 등 23개의 산별노조가 있다.
  대법원은 하지만 노조법 제정 19년 만에 산별노조 하부조직에서 기업별노조로 조직형태를 변경할 수 있는 예외 범위를 확대했다. ‘기업별노조 → 산별노조’ 흐름이 ‘산별노조 → 기업별노조’ 흐름으로 뒤바뀔 수 있는 물꼬를 터준 셈이다. 이번 판결로 “사실상 금속노조 이전 형태인 금속연맹 시절로 돌아갈 수 있다”는 반응마저 나온다. 산별노조는 그 자체가 독립된 1개의 단위노조이지만, 연맹은 동종 산업에 있는 개별 사업장 노조들의 연합체다.
  ■“산별노조 해체 촉진 우려”
  산별노조 하부조직이 조직형태 변경을 할 수 있는 길이 넓어지면 사용자는 대립관계에 있는 산별노조를 축출하고 우호적인 기업별노조의 설립을 유도하기 위해 조직형태 변경을 은밀하게 지원할 가능성이 커진다.
  그간 일부 사용자들은 2011년 복수노조제도 시행 이후 금속노조를 무력화하기 위해 기업별노조 설립을 지원해왔다. 금속노조 조합원을 회유·탈퇴시킨 뒤 기업별노조로 가입시키고 해당 노조를 교섭대표 노조로 만드는 방식이었다. 현재 산별노조 하부조직 대부분은 독자적 규약·집행기관을 가지고 있어 자체적으로 결의를 통해 기업별노조로 이탈할 수 있는 대상이 상당히 많아질 수 있다. 이 때문에 사용자들은 예전처럼 별도의 기업별노조(복수노조)를 설립할 필요 없이 산별노조 지부·지회 집행부를 회유·압박해 기업별노조로 조직 변경을 하도록 유도하는 노무전략을 쓸 가능성이 커졌다.
  ■발레오전장은 어떤 곳?
  경북 경주에 있는 발레오전장시스템코리아(옛 발레오만도)는 1999년 프랑스 발레오그룹이 만도기계 경주공장을 인수해 만든 자동차부품 업체다.
  노사 갈등이 본격화되기 시작한 것은 2010년 2월이었다. 회사는 “경비노동자의 고비용 구조를 개선하겠다”며 1공장 경비 업무를 용역회사에 맡겼다. 당시까지 발레오만도에는 비정규직 노동자가 없었다.
  발레오만도지회는 “경비 업무 외주화는 단체협약을 위반한 것이므로 철회돼야 한다”며 부분파업을 진행했다. 이에 회사는 지회 조합원 출입을 전면금지하는 내용의 직장폐쇄를 단행하면서 갈등이 장기화됐다. 발레오전장은 창조컨설팅과 노무계약을 체결해 금속노조를 파괴하려 한 혐의로 기소돼 재판이 진행 중이다.』
<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602192154575&code=940301 >

  2. 위 기사에 대하여 윤리위원회는 다음과 같이 판단한다.

  경향신문의 위 기사는 기업노조(지회)가 자율적으로 산별노조를 탈퇴하는 것이 적법하다는 대법원 판결의 의미와 파장을 다룬 해설기사다. 기사는『대법원이 19일 산업별노조의 하부조직이 기업별노조로 조직형태를 바꿀 수 있는 길을 넓혀줌으로써 산별노조 체계의 근간이 흔들릴 가능성이 커졌다.』고 보도했다.
  그런데 편집자는 큰 제목을「‘노조 파괴’ 손들어준 판결…‘단일 대오’ 산별노조 근간 흔들」이라고 뽑았다. 이번 대법원 판결이 ‘노조 파괴’로 이어진다는 단정적인 내용이다. 그러나 기사본문엔 이를 뒷받침하는 내용이 없다. 비록 기사는 이번 판결로 산별노조의 근간이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하고 있으나 이것을 두고 ‘노조 파괴’로 해석하는 것은 산별노조의 입장만을 반영한 것일 수 있다. 산별노조 하부조직의 입장에선 이번 판결로 노조의 조직형태나 변경에 대해 선택권이 넓어져 오히려 근로자의 의사결정권이 확대됐다고 볼 수도 있다.
  따라서 위 제목은 편집자의 선입견이나 편견에 맞춰 작성됐다는 의심을 살 소지가 있고, 신문의 신뢰성과 객관성을 해칠 우려가 있으므로 신문윤리실천요강 제10조「편집지침」①(표제의 원칙)를 위반했다고 인정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적용 조항

신문윤리실천요강 제10조「편집지침」①(표제의 원칙)